▲하-악!! 도망쳐!! 대작들이 따라온다!
<출처 : 몬스터 헌터 와일즈 공식 트레일러 영상 4th>
"2024년은 애교에 불과했다. 진짜는 2025년이다"
2024년은 <용과 같이8>, <팰월드>, <헬다이버즈2> 정도를 빼면 커뮤니티에서 유행한 PC 패키지 게임이 없었죠. 기대를 모았던 드래곤즈 도그마2는 후기가 별로였고, 엘든링 DLC도 본작 만큼의 파괴력은 없었습니다. 2024년은 애초에 브랜드 파워가 강력한 AAA급 대작 게임이 많이 안 나왔던 한해였어요.
그에 비해 올해는 유독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대작 패키지 게임들의 출시가 많이 예정돼 있는데요. 1분기에 출시하는 게임만 모아도 무게감이 작년 전체 라인업을 넘어서는 수준이죠.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2025년 1분기 최고의 기대작 게임 6종의 사양을 분석해왔습니다. 과연 RTX 50 시리즈가 필요한 정도일까요? 조립 3년차인 제 컴퓨터가 과연 이 게임들을 버틸 수 있을지 저도 궁금했습니다. 바로 가시죠.
망해가던 20년 국밥집의 '초심 + 트렌드' 리뉴얼 대성공
<진 삼국무쌍 : 오리진>
1월 17일 출시, 요구 사양 무난한 수준
<진 삼국무쌍 : 오리진>이 나왔습니다. 평가가 굉장히 좋아요. 스팀 긍정 비율이 무려 92%에 달합니다. 최근의 진 삼국무쌍 시리즈는 맨살을 드러낸 여캐나 깡마른 미소년 책사들이 부채를 휘두르고 마법을 쓰는 SF 판타지 캐릭터 무쌍게임으로 전락해서 '망한 시리즈'로 생각되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스팀 후기나 유튜브 후기를 보면, 코에이가 '진 삼국무쌍=캐릭터물' 이라는 잘못된 방향 설정을 버리고, 다시 무쌍류 게임이라는 본질에 충실했다는 반응입니다. 잡다한 캐릭터들을 다 쳐내고 단일 주인공으로 게임 몰입도를 높였고. 대규모 전장의 분위기와 적병들의 움직임도 더 현실적으로 잘 살려냈죠.
저도 후기를 보고 부랴부랴 사서 하는 중인데요, 특히 아군 병사들과 함께 적진으로 돌격할 때 느껴지는 고양감이 많이 좋아졌어요. 이전 작에서는 가만히 서 있는 종이 인형들 사이에 주인공 혼자 살아 움직이는 위화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현장감이 좀 더 생생해졌고 우리 편과 함께 전쟁터에 뛰어들었다는 느낌을 살렸습니다. 아군들이 적진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간다구요. 이건 못 참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는 좋은 최적화(낮은 요구 사양)도 한몫 합니다. 대략 8~10년 전 PC로 구동해도 최소 사양은 만족할 것이고요, RTX 306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했다면 FHD는 중간~높음 옵션에서도 충분할 것 같네요. 이번 설 연휴에 즐길만한 게임이 없다면, <진 삼국무쌍 : 오리진>을 강력 추천 드립니다.
혹시 당신의 취향이 중세 RPG O, 판타지 X 인가요?
그렇다면 이 게임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킹덤 컴 : 딜리버런스 2>
2월 5일 출시, 요구 사양 높은 편
중세 시대 배경의 오픈 월드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특히 그 중에서도 중세 판타지가 아니라 마법이 없는 묵직하고 암울한 진짜 중세 시대 액션 RGP를 원한다면 이 게임에 주목해야 합니다. <킹덤 컴 : 딜리버런스 2>가 2월 5일 출시됩니다.
이 시리즈의 게임성은 전작 <킹덤 컴 : 딜리버런스>로 이미 증명됐다고 보는 게 맞겠죠. 힘이 곧 전부이던 야만적인 중세 시대를 그대로 게임으로 옮겼기 때문에 밝은 대낮에 돌아다녀도 게임의 분위기가 묘하게 무겁고 칙칙한데요. 그게 또 몰입감을 높여 주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게임 내 연출도 수준급이고, <마운트 앤 블레이드> 시리즈 같은 전투 시스템도 대개 좋은 평가를 받죠. 1편에서 거대한 세력의 다툼에 휘말려서 이리 저리 떠돌던 풋내기 주인공이 2편에서는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스토리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게임입니다.
사양은 높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참고로 전편(2018년 출시)은 제작사가 공개한 요구 사양은 만만했는데요 실제 게임에서는 해상도와 그래픽 옵션을 높이면 그 당시 기준으로는 만만한 게임이 아니었어요.
이런 전례가 있는 게임인데 심지어 2편은 7800X3D + RTX 4070 이라는 빡빡한 조합을 권장 사양으로 당당하게 공지했기 때문에, 고해상도 풀옵션은 쉽지 않을 겁니다. 고해상도에서 고주사율까지 충족하려면 새로 나오는 RTX 50 시리즈와 DLSS4의 힘이 필수일 수도 있겠네요.
리뉴얼을 예고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국밥집, 과연 결과는?
"문명 하셨군요?"
<문명 7>
2월 12일 출시 예정, 요구 사양은 낮은 편
<문명 7>도 나옵니다. 기존 문명 시리즈와 다르게 바뀌는 점들이 있는데요. 문명 지도자와 시작 문명을 각각 다르게 고를 수 있는 것. 그리고 시대가 바뀔 때 다른 문명으로 바꿀 수도 있고, (지금까지 나온 정보 기준으로는) 최종 시대에서는 몇 개의 특정 문명으로 제한되는 등의 변화가 있습니다.
"공자(미국)가 나폴레옹(중국)에게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같은 상황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지만, 특정 문명이나 지도자의 특성을 서로 섞어서 더 다양한 빌드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를 보면 게이머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은데요, 사전에 게임을 미리 해본 사람들은 괜찮다는 평이 많은 것 같네요. 게임 시스템이 좀 더 간략해진 덕분에 초보들이 즐기기 더 쉬워졌고 게임 진행 속도도 빨라졌다고 합니다.
게임사가 공지한 요구 사양은 요즘 게임 치고는 낮습니다. 건물과 환경 묘사가 디테일해졌지만 극한의 사양을 요구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낮은 그래픽 옵션에서는 최적화도 잘된 것 같습니다.
최소 사양(약 10년 전 수준)이나 권장 사양(약 7년 전 수준)이 겸손한 편이며, 특히 스팀 덱을 포함한 핸드헬드 게이밍PC(UMPC) 유저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입니다.
참고로 1~1.5세대(라이젠 8840까지) 핸드헬드 PC들의 CPU 성능은 <문명 7> 권장 사양 이상이고, 그래픽카드는 게임/옵션 설정에 따라 GTX 1060 ~ RTX 2060 수준의 프레임을 내주고 있거든요. 문명7의 최소~권장 요구 사양 그 사이 어디쯤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스팀 덱으로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이네요.
다만 이전 시리즈나 최근 출시한 비슷한 턴제 전략 게임들의 사례를 보면 4K 해상도는 최적화가 아쉬울 수 있겠고. 앉은 자리에서 오랫동안 플레이하는 게임의 특성 상, 메모리 누수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32GB 메모리를 맞춰 두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몬헌 : 월즈'의 정신적 계승작
더 정교하고 생생해진 거대 생태계
<몬스터 헌터 : 와일즈>
2월 28일 출시 예정, 요구 사양은 높은 편
도대체 2025년 2월에는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대작들이 2월에 몰려서 게이머들의 지갑이 홀쭉해지게 생겼습니다. 수 많은 게이머들이 학수고대하던 <몬스터 헌터 : 와일즈>도 2월 28일에 나옵니다.
이번 작은 <몬스터 헌터 : 월드>의 정식 계승작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그 사이에 <몬스터 헌터 : 라이즈> 시리즈가 있었지만 라이즈 시리즈는 메인 타겟이 닌텐도 스위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은 볼륨감과 가벼워진 게임성, 그리고 다운그레이드 된 그래픽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와일즈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이겠죠.
사전 체험판을 플레이 해본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은 '프레임이 잘 안 나온다' 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은 캡콤의 RE 엔진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캡콤의 RE 엔진으로 만든 게임들은 PC판 최적화가 대부분 좋은 편이었는데요, 다만 맵이 오픈월드급으로 넓은 게임에서는 최적화가 안 좋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나온 <드래곤즈 도그마2>가 같은 RE 엔진으로 출시해서 최적화가 '너무' 안 좋다는 평가를 받았죠.
<몬스터 헌터 : 와일즈>도 거대한 맵과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세미 오픈월드 게임이라서 RE 엔진의 한계로 최적화가 안 좋을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최소 ~ 권장 사양까지는 최근 4년 이내에 맞춘 게이밍 PC라면 구동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고해상도 풀옵션은 RTX 4070 Ti Super, 4080 Super 이상 급의 그래픽카드와 인텔 14700K, AMD 7800X3D 이상의 프로세서가 권장 됩니다.
오픈월드 잠입 액션에 일본을 더하고, 흑인 사무라이를 끼얹으면?
일본+전세계 게이머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어쌔신 크리드 : 섀도우스>
3월 20일 출시 예정, 요구 사양은 높은 편일 듯
3월에는 또 하나의 AAA급 타이틀인 <어쌔씬크리드 : 섀도우스>가 있습니다. 요즘 손 대는 것마다 쫄딱 망해서 상황이 안 좋은 유비소프트가 사활을 걸고 만든 게임이죠.
시리즈가 반복 될수록 '남들 모르게 죽이는 암살' 보다는 '목격자까지 싹 다 죽이면 그게 바로 암살이다' 라는 컨셉으로 변한다는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작품에서는 암살 전용 캐릭터인 여성 시노비와, 학살(?) 전용 캐릭터인 흑인 남성 사무라이를 번갈아 가며 플레이 하도록 구성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일본 전국시대 배경의 월드의 구성, 그래픽은 지금까지 나온 게임 중에서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고, 게임 플레이 방식도 암살(잠입)과 학살(전투)을 번갈아가며 즐길 수 있도록 해서 지루하지 않게 잘 구성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게임 주인공으로 여성+흑인을 강요한다는 여성/흑인 워싱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고, 흑인 노예 출신 주인공이 쇼군보다 더 화려한 금장 롤렉스 스타일 갑옷을 입고 다닌다거나 등등, 일본 전국시대 역사 고증 왜곡 문제로도 욕 먹는 중이라서 게임의 흥행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요구 사양은 높을 것으로 예상 되는데요, 개발사가 공지한 공식 권장 사양(FHD/그래픽'보통'/60fps)도 대략 5년 이내에 맞춘 PC 수준을 요구합니다. 옵션을 더 넣거나, 고주사율을 원하거나, 모니터 해상도가 더 높다면 사양이 이보다 더 높아야 되겠죠.
최고 사양은 개발사 공식 홈페이지에 별도로 공지돼 있습니다. 무려 RTX 4090을 요구합니다. 다만 이 공지사항이 RTX 50 시리즈와 DLSS4 공개 이전에 만들어진 자료이기 때문에, 향후 RTX 50 시리즈가 출시되면 약간 완화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RTX 4080 SUPER 또는 RTX 5070 정도에 DLSS4 기능을 사용하면 4K 해상도도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 게임은 DLC 10개 깔아야 겨우 게임 구실 하는데, 이건 하나로 다 된다구요?
느슨해진 인생 시뮬레이터 게임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K-게임
<인조이>
3월 28일 얼리억세스 출시 예정, 요구 사양 높은 편
3월 말에는 <인조이 (inZOI)>가 나옵니다. 상남자 게이머들은 잘 모를 수 있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는 기대작이죠. 쉽게 표현하면 심즈(sims)나 로블록스의 블록스버그와 비슷한 인생 시뮬레이터 게임입니다. 그런데 심즈보다 더 디테일하고 훨씬 그래픽도 좋으며 네트워킹도 더 강화된 게임이죠. 그리고 K-게임입니다.
배틀그라운드로 돈을 긁어모은 크래프톤이 자원을 대거 투자해서 만든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우선 위 영상이나 아래 영상을 보시면, 트는 순간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둥글둥글하게 그래픽 티가 많이 나는 심즈와는 다르게 <인조이>는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해 최대한 현실과 비슷한 느낌으로 캐릭터, 오브젝트, 광원을 처리합니다. 그리고 게임 안에 넣고 싶은 오브젝트를 플레이어가 간단하게 생성해서 넣을 수도 있죠. 나만의 집, 도시, 캐릭터, 나만의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도시 곳곳에는 실제 유튜브 영상을 틀어 둘 수도 있대요.
아직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게임의 구조 상 소셜/커머셜 확장도 쉽게 지원될 것 같은 느낌인데요. 지인들이 만든 도시를 구경하거나, 지인을 내 도시나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노는 것도 구현 될 수 있겠고, 기업이 만든 홍보용 브랜드 도시나 건축물, 캐릭터, 오브젝트 등도 게임 내에 쉽게 추가할 수 있겠죠.
3월 말 얼리억세스로 출시 되는 인조이의 사양은 아직 스팀 페이지에 공개된 것이 전부에요. 권장 사양 기준으로 RTX 3070과 5~6년 전 i7 급을 요구하므로 고사양 게임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경쟁 게임인 심즈4가 모드 없는 본 게임 기준으로는 저사양 게임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인조이>는 일반인 기준에서는 요구 사양 진입 장벽이 높아요. PC 사양에는 큰 관심이 없는 여성 게이머들이나 캐주얼/라이트 게이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만한 게임인데 고사양을 요구하니 초반에는 "인조이 안돌아가나요? / 인조이 너무 버벅거려요" 같은 질문 글이 많이 보일 것 같습니다.
기획, 글 / 다나와 송기윤 iamsong@cowave.kr
비교하면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이 글은 2025년 1월 25일 정보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에 작성 된 이야기들은 향후 게임사 및 OS의 패치 또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드라이버 업데이트에 의해 결과가 일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