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실대학교가 인공지능(AI)을 대학의 모든 영역에 통합하는 'AI 네이티브 숭실' 전환을 공식 선언하며, '인간 중심 AI'라는 화두를 던졌다.
17일 숭실대 형남공학관에서 열린 AX(AI Transformation) 비전 선포식은 AI 단과대학 신설을 넘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자리였다.
이윤재 숭실대 총장은 “숭실대는 국내 최초로 컴퓨터 교육을 도입한 근대 대학으로 대한민국 IT 교육의 기틀을 닦았다”며 “이제는 AI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으로서 기술과 인간의 단절을 회복하고, 모든 학생이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황희 국회의원은 “128주년을 맞아 AI를 넘어 AX 선도 대학으로 도약하는 모습이 뜻깊다”며 “AI가 생활 전반에 융복합되는 시대를 함께 고민하고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병준 전자신문사 대표는 “근대 교육의 문을 연 숭실대가 다시 한번 첨단교육의 미래를 여는 자리”라며 “AI 혁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이 되길 기대 한다”고 전했다.
숭실대는 비전 선포식에서 'AI Everywhere'를 슬로건으로 AI를 전공·교양·행정 등 대학의 모든 영역에 내재화하되 인간 중심의 철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AI 전공교육 혁신을 통한 AI 아키텍트(Architect)급 인재 양성 △AI 응용교육 확대(AI-X)를 통한 융합형 인재 육성 △AI 기초역량 강화를 통한 전교생 AI 리터러시 함양을 3대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다.
비전 선포식 후 진행된 AI 컨퍼런스에서는 빠른 기술 발전 속도만큼 인간의 개입과 윤리적 판단에 대한 성찰도 강화돼 인간 중심으로 AI가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광성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는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요청하고 학습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AI가 인간의 판단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를 넘어, 인간이 AI를 통해 어떤 통찰을 얻고 사회적 책임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며 “인간이 발휘해야 할 창의적 영역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AI 저작권과 IP 보호 등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는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준비된 자에게는 새로운 산업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AI는 창작의 협업자이며 결과물의 품질과 진정성의 기준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며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이 디렉팅하는 AI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for Security, Security for AI'를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서는 AI 발전의 핵심이 윤리와 신뢰에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임종인 숭실대 AI위원장은 “AI가 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보안과 안전이 뒤따르지 않으면 혁신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AI 위원장은 “AI 보안은 인간의 사고 패턴과 깊이 연결돼 있으며, 끊임없이 배우고 실전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숭실대 AI 대학이 이런 연구형 인재를 길러내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