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뜨거운 남성 담론 펴는 논픽션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

2025-10-14

일자리도, 가장의 자리도 잃은 남자들

남성 문제 해결이 '진정한 성평등' 주장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최근 국내외 정치, 사회 영역에서는 타인과 관계 맺기에 실패한 남성들이 극단적 목소리를 내고 온라인 세상으로 후퇴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진보주의자는 남성성을, 보수주의자는 페미니즘을 탓하는 등 서로를 비난하기만 하고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고 하지 않는다.

리처드 리브스의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민음사)는 남성 문제를 주요 담론으로 끌어올렸으며, 미국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중상류층의 특권 대물림을 담은 논픽션 베스트셀러 '20 VS 80의 사회'의 저자이자 세 아들의 아버지인 리처드 리브스는 이 책으로 남성 불평등 담론을 끌어올린다. 출간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24년 여름 추천 도서 및 '이코노미스트', '뉴요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미국에서 화제도, 논쟁도 함께 불러온 책이다.

선진국에서 남성이 자살할 확률은 여성의 3배에 달할 정도로, 남성들은 심각한 외로움과 우울증에 빠져 있다. 여성들이 생계를 책임지는 가정이 많아지며, 남성들은 전통적 가족에서의 '부양하는 자' 위치 또한 잃게 되었지만, '낡아빠진 아버지 모델'에 붙들려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한다. 저자는 교육, 노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남성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사회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사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큰 비난을 받았던 '저출생 해결을 위한 여아 1년 조기 입학' 담론과 비슷한 내용도 포함되어 호기심을 자아낸다. 저자는 남녀는 뇌 발달 타이밍이 달라 '현대 교육 시스템이 남학생들을 교육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남학생들이 학교를 1년 늦게 가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공감과 비판이 공존하는 이 책에서,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남성 문제의 해결이 진정한 성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것이다. 전통적 남성성이 부여해 주던 동기를 잃은 남성들을 위해 정부는 구조적 해결책을 찾고, 남성들은 새 정체성을 찾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미국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도 뜨거운 남성 담론을 몰고 올 논픽션으로 손꼽을 만하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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