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한국형 ‘유스 개런티’ 도입
미취업 청년 발굴 맞춤형 정보제공
시행 전부터 접근방식 개선 목소리

정부가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한국형 ‘청년보장제’(유스 개런티·Youth Guarantee)를 본격 가동한다. 고등학교 및 대학 졸업 뒤 4개월 내 조기 개입한다는 방침인데, 실효성 면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국형 청년보장제는 2013년부터 시행된 유럽연합(EU) 청년고용 대책을 모델로 한 것으로 미취업 청년을 발굴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대학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동의를 얻은 88만명이 대상이다. 전국 120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 졸업생 25만명에게 1∼2월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취했고, 이달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집중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연락’이다. 고용부는 올해 직업계고 졸업생 정보까지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청년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은 2021년 ‘청년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 관련 논문을 쓰면서 만나본 청년들은 정부 및 지자체가 제공하는 일자리 정보 제공 방식에 대해 ’비대면’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프라인으로 어느 장소로 오라거나, 전화 연락 등은 싫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정부의 청년 일자리 지원 및 홍보 방식이 대폭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실질적인 연락이 필요한 청년들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4만8000명에서 올해 5만8000명으로 규모를 확대한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도 이른바 ‘독서실 인턴’을 양성하는 데 그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독서실 인턴은 업무 압박을 크게 받지 않는 공공기관 인턴의 특성을 꼬집는 말로 통용된다. 일경험 사업은 15세 이상 34세 이하 미취업 청년이 대상이다. 기간 등에 따라 인턴형, 프로젝트형, ESG지원형, 기업탐방형으로 나뉜다.
2023년 12월부터 3개월간 인턴형으로 일경험 사업에 참여한 4년제 대학 졸업생 A(28)씨는 일일 4시간이라는 시간제 특성상 한계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일제가 아닌 탓에 사측에서도 책임 있는 일을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해서인지 성과를 내기 힘든 단순 업무 위주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직장 체험’을 늘리는 것은 정부에서 정책 실적으로 홍보하기 좋을 뿐”이라며 “청년 고용 정책의 핵심은 중견·중소기업 일자리도 청년들이 입사하고 싶게끔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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