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 아니다”…AI 영상으로 되받아쳐
지난 2월엔 혼잡통행료 취소 후 “왕 만세”
미국 곳곳에서 ‘왕은 없다’는 구호가 울려 퍼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왕관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듯한 영상을 하나 공유했다. 영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왕관을 쓴 채 헬기를 타고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대에 오물을 퍼붓는다. 자신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반성 대신 조롱과 비아냥으로 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영상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xerias’라는 이름의 크리에이터가 AI를 활용해 제작한 게 원본으로 추정된다.
이날 미국 전역 2000여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등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시위 이름인 노 킹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왕적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의미로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전날인 17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킹’ 때문에 (정부 운영 재개를) 미루고 싶다고 말한다”며 “그들은 나를 왕으로 지칭하고 있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9일에는 본인 스스로를 ‘왕’으로 표현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초로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도입한 혼잡통행료에 대한 승인을 취소했다. 이후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혼잡통행료는 이제 죽었고 맨해튼과 모든 뉴욕이 구원을 받았다. 왕 만세”라고 적었다.
특히 백악관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맨해튼을 배경으로 왕관을 쓴 이미지를 인스타그램과 엑스에 게시했다. 백악관이 배포한 게시글에도 ‘왕 만세’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노 킹스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6월 14일에도 미국 전역 2000여곳에서 노 킹스 시위가 열린 바 있다. 당시 시위에는 50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전날 회견에서 이번 시위를 ‘미국 증오’ 집회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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