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하단 이유로 투자 거절, 자비 2억 들여 찍어”…영화 ‘얼굴’ 연상호 감독

2025-09-15

영화업계에 혁신적인 공정을 거친 작품이 등장했다. 불경기에 투자가 안된다며 시름에 빠진 이들에게도 귀가 트일 만한 사례다. 제작비 2억원으로 기획, 제작, 개봉까지 모두 이뤄낸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이 훌륭한 완성도와 작품성으로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관객 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화 제작=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소수정예 스태프들과 배우들, 그리고 러닝게이트 형식의 최소 시급 담보 계약으로 진행하며 상업적으로도 훌륭한 콘텐츠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스포츠경향은 15일 만난 연상호 감독에게 ‘얼굴’ 제작에 관련된 편파적인 쟁점에 대해 물었다.

■쟁점1. 투자배급사서 거절한 ‘얼굴’, 자비로 제작한 이유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권해효)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연상호 감독이 직접 회사 자금 2억원을 들여 작품을 완성했다.

“처음부터 그렇게 찍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많은 투자배급사와 얘기를 했는데, 대부분 거절 당했어요. 조금 마이너하다는 이유로요. 그래서 ‘꼭 투자를 받아야만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건가’란 생각이 들었고, 과거 영화동아리에서 찍듯이 알음알음 찍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아내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아내가 응원해줬고, 거기서 자신감이 생겨서 기획하게 됐죠. ‘계시록’ PD와 전체 회차와 예산을 짰고, 이 정도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에 박정민에게 연락을 했어요. 그런데 박정민도 단칼에 해보고 싶다고 얘기하면서, 일이 확 진전이 됐어요. 고맙게도 다들 러닝개런티 계약에 응하면서 인건비를 확 절감할 수 있었고 지금 이 결과물이 나오게 된 거죠.”

■쟁점2. 챕터를 가르는 영화 구성,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시작됐다?

‘얼굴’은 인터뷰 르포 형식으로 챕터가 나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방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적합한 구조면서도, 동시에 현실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원작 만화에서는 챕터가 나눠져있지 않은데,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착안해서 영화에 적용했어요. ‘그것이 알고 싶다’가 영화보단 적은 제작비이지만 1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재밌잖아요? 그게 재연 영상과 설명을 돕는 내레이터, 그것들이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빨려들어가는 재미가 있는데 이걸 영화에 반영하면 재밌겠단 생각이 들었죠. 그게 최초의 동기였어요. 그리고 예산도 줄일 수 있는 구성이었고요. 다행히 ‘얼굴’이란 영화와 잘 맞는 방식이었고, 개성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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