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가 한국 배우들의 출연료에 사실상 상한선을 두며 ‘몸값 낮추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작품별 계약에서 회당 출연료를 3억원대 수준으로 제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톱배우는 회당 4억~5억 원, 많게는 8억 원에 이르는 출연료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넷플릭스가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정재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 출연료와 관련해 회당 100만 달러(약 13억 원) 수준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다만 이정재 본인은 “많이 받은 건 맞지만 구체적 액수에는 오해가 있다”고 밝히며 정확한 금액을 확인하진 않았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지만 드라마 제작비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비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당 평균 3억~4억 원 수준이었지만, 넷플릭스 진출 이후 20억 원대가 흔해졌다. 제작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배우 출연료라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국내 방송사와 토종 OTT의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올해 80여 편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의 실적을 견인하는 만큼 수억 원대 출연료가 과도하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2’와 ‘오징어 게임3’가 각각 최다 시청 시리즈 2위, 3위를 차지했고, ‘폭싹 속았수다’(3500만 회), ‘중증외상센터’(3400만 회), ‘약한영웅1·2’(총 4200만 회)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10억 7900만 달러(한화 약 15조 4400억원)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5% 늘어난 37억 7000만 달러(한화 약 5조 2489억원)에 달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적으로 사랑받고 성공하고 있지만 제작비가 계속 늘어나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적정한 예산 안에서 출연료를 책정하는 것이 배우와 플랫폼, 작품 모두에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