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 핀크스 골프 클럽(파71·7326야드)에서 16~18일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 출전한 장유빈(23)은 디펜딩 챔피언 최경주(55) 못지않게 주목받는 선수다. 지난해 KPGA 투어 최초로 5관왕을 차지한 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LIV 골프에 진출했다. LIV 골프의 유일한 한국 국적 선수다.
장유빈을 향한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극명하게 교차한다. PGA 투어 대신 선택한 LIV 골프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이유다. 올 시즌 7개 대회를 마쳤는데, 출전 선수 59명 중 상금 순위 52위다. 최고 성적은 23위다. ‘조만간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는 응원과 ‘당장에라도 옮겨야 한다’는 충고가 교차한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도 그를 향해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장유빈은 “응원하는 분들 마음을 잘 알지만, LIV 골프에 합류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라고 단언했다. 가장 발전한 부분으로 어프로치를 꼽은 그는 “한 나라 안에서 많은 골프장을 경험하는 것과 여러 나라의 다양한 잔디 및 상황을 경험하는 건 차이가 크다”며 “이제까지는 LIV 골프 특유의 진행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더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배도 옆에서 거들었다. 최경주는 “(장유빈의 LIV 골프 진출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걸 안다. 선수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해답은 하나다. 선수 스스로 일어서도록 내버려 두라(Let it be)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는 유빈이 나이 때 방위병으로 복무 중이었다”며 “지금 유빈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유빈이의 재능과 잠재력을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바다는 대부분 파도가 잔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이따금 밀려오는 큰 파도 한 번에 뒤집어지는 것”이라며 “유빈이는 지금 그 파도를 기다린다”고 격려했다.
한편 15일 개막 예정이던 대회는 짙은 안개로 하루씩 일정을 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