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북 의성군 점곡체육회관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피해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2025.03.27. [email protected] /사진=김금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사법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며 중도층 확장에 본격 나섰다.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향후 과제에 대해 "이제 진짜 민생을 챙길 때"라며 "이 대표가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자신의 고향인 안동을 포함한 경북 일대를 방문해 산불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만나 위로하는 한편 대책 대책 강구에 나섰다.
이 대표는 27일 경북 청송군 진보문화체육센터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군 인력이 매우 부족한 것 같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 가용 가능한 군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요청드릴 생각"이라며 "소실된 주택이 너무 많아서 긴급하게 모듈형 주택이라도 공급돼야 할텐데 민주당 차원에서 전국 모듈 주택 재고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라 지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던 와중에도 수시로 민생 문제 해결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5월 22대 국회 출범 후 첫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몽골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나 지난해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며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여야 한다"고 밝힌 것이 그 예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털어냄으로써 국민의힘의 이 대표에 대한 핵심 공격 포인트가 사라졌고, 이에 따라 이 대표가 향후 민생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더300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국민의힘이 가장 공격을 집중했던 지점인데 (선거법 항소심 판결 후) 그 공격포인트가 사라진 셈"이라며 "이제 이 대표는 민생을 챙기며, 즉 수성하고 관리하는 모드로 가도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단기적으로는 산불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그보다 장기적으로는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추진에 나설 것"이라며 "이 대표가 내수 부진이 너무 심각하다고 오랫동안 고민해오기도 했고 추경에 대해서는 여야 논의도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 해결에 더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생 문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야권의 최대 유력 대권 주자인 이 대표의 중도 확장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교수는 "(조기대선이 실제 이뤄질 경우)이 대표 입장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중도층을 끌어 당겨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중도의 유권자들은 지도자의 기준으로 국정 수행 능력 등을 볼텐데 (이 대표의 민생 행보는) 대선 국면에서 (승리할 수 있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를 찾아 산불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025.03.27. [email protected] /사진=김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