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충분히 쌓은 감독·코치
구단 내부서부터 변화 이끌어
가드진 보강 ‘3가드 시스템’ 주효
리그 3년차 벨란겔 ‘환골탈태’
“감독의 디테일한 지도 덕” 강조
2년차에 접어든 강혁(48)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이하 가스공사) 감독이 지난 시즌과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이끌고 있다.
가스공사는 2024-2025 KBL에서 1라운드에서 5승 1패를 기록해 단독 1위를 기록 중이다. 아직 6라운드 중 1라운드도 마치지 못한 상태라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가스공사의 초반 돌풍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1년 전 가스공사는 개막 후 6경기에서 올 시즌과 승패가 바뀐 1승 5패로 바닥을 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1라운드에서 1승, 2라운드에서 2승에 그치며 시즌 30%이상이 경과한 시점에서도 3승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당시 선수단은 패배의식에 짓눌린 상태였다면, 현재 이들은 고양감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1년 전과 현재 가스공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FA 이적생 정성우의 합류로 인한 전력 증대, 2옵션 외국인 유슈 은도예의 활약, FA를 앞둔 에이스 김낙현의 의욕 증대 등 여러 상수가 있다. 하지만 전력상 큰 변화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구단 내부의 어떤 변화가 가스공사를 강팀으로 만들었을까. 강혁 가스공사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가 한 시즌을 운용하며 충분히 경험치가 쌓였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강혁 감독은 현역 시절 개인의 득점력보다 두뇌 플레이를 바탕으로 동료 선수들을 활용하는 ‘픽앤롤’ 플레이가 강점이었다. 코트 전체를 살피는 시야와 동료들을 파악하는 능력 등을 갖춘 그는 선수시절부터 감독으로 대성할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교 상일상고와 창원 LG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은 강 감독은 친정팀 가스공사(복귀 당시 전자랜드)로 돌아와 D리그에서 유망주 육성에 힘썼다. 그랬던 그는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과 유도훈 전 감독 사이의 문제가 불거진 탓에 갑작스레 감독직을 맡게 됐다.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강 감독은 선수 구성이나 코칭 스태프 인선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 가운데 시즌 개막 직전 컵경기에서 1옵션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함에 따라 부랴부랴 앤드류 니콜슨을 영입하는 등 번갯불에 콩 볶듯 개막을 맞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1년을 보낸 그는 “모든 것이 갑작스럽고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한 시즌이었다”고 시즌 종료 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2년차에 접어든 강혁호에선 김낙현, 샘 조새프 벨란겔에 이어 정성우까지 가드진의 활약상이 매경기 눈에 띈다. 가스공사는 대구 입성 후 매 시즌 리바운드싸움에서 열세를 보이며 ‘높이 싸움’이 약점으로 꼽혔다. 이 탓에 장신 선수 대신 가드진을 보강한 것에 의혹의 눈초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강혁 감독의 ‘3가드 시스템’은 시즌 초반 KBL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성우가 헌신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는 사이, 김낙현과 벨란겔은 공격에 집중해 직접 득점을 올리거나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에 치중한다. 특히 3년차에 접어든 벨란겔의 경우 유도훈 전 감독이 지도하던 KBL 첫 해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당시 벨란겔은 코트 흐름을 쫓아가지도,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도 못했던 어중간한 선수였지만, 지난 시즌과 올 시즌 강혁 감독의 지도 하에 가스공사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벨란겔은 기량 발전의 비결로 늘 강 감독의 디테일한 지도를 꼽기도 했다.
강혁 감독은 “비시즌을 충실히 보낸 덕분에 시즌 초반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다”며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 실패한 6강 플레이오프는 물론, 대권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는 점을 팬분들께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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