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화 VS 엘도라도 ‘데시벨 전쟁’···대전, 대구의 극강 안방시리즈

2025-10-16

이종열 삼성 단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오르내림에도 기어이 가을축제 무대에 올라 있는 시즌을 돌아봤다. 삼성은 올시즌 줄부상에 휘청인 KIA와 롯데보다 부상자명단 등재 횟수가 더 많았지만 고비를 넘어 가을야구 초대장 하나를 손에 넣었다. 여러 팀이 부침을 겪은 가운데 삼성은 나름 버텨낼 수 있던 배경이 있었다. “올시즌은 여러 각도에서 다시 살펴볼 시간”이라고도 했다.

이종열 단장이 이 대목에서 확신을 갖고 지목한 삼성의 동력은 ‘팬심’이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만의 압도적 응원전이 결정적 힘으로 작용하는 것을 생생히 체감했다는 목소리였다.

삼성은 올해 홈관중 164만174명으로 시즌 1위는 물론 KBO리그 역대 최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폭발적으로 불어난 숫자는 ‘라팍’만의 더 선명한 문화를 만들었다. 원정팀 응원 관중을 압도하는 파란물결이 스탠드를 360도로 둘렀다. 이 단장은 “서울의 잠실구장 같은 경우는 응원석이 양분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구 라팍은 다르다”며 “원정팀 관계자들이 라팍에 오면 ‘응원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고 전했다. 삼성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있다고도 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서면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자연스런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은 승률 0.521로 정규시즌을 마친 가운데 라이온즈파크에서 승률 0.574(39승29패)로 특히 강했다. SSG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대구 3,4차전은 모두 잡았다.

삼성은 17일 대전에서 시작하는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지나 20일부터 연결되는 대구 3,4차전에는 국내파 에이스 원태인과 외인 에이스 후라도를 선발로 예약해놓고 또 한번의 안방 축제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홈 어드밴티지’로 승산을 따지자면 불리할 게 없다는 목소리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는 수용인원 1만7000명으로 대구 라이온즈파크보다 작다. 그러나 그 차이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종열 단장과 함께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에서 오랜생활을 한 김정민 한화 배터리코치는 한화생명볼파크만의 특징을 ‘몰입도’로 요약했다. 김정민 코치는 “대전구장은 그라운드와 관중석 사이 거리가 굉장히 좁다. 스탠드의 관중과 함께 호흡하며 경기하는 느낌인데 우리 선수들은 익숙해져 있는 반면 원정팀들은 생소해하다는 반응을 종종 보인다. 홈구장 승률로 보자면 우리가 더 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화 또한 안방에서 더 강했다. 올시즌 전체 승률 0.593을 기록한 가운데 대전에서는 승률 0.620(44승2무27패)의 극강 모드로 달렸다. 두 팀은 맞대결에서도 홈에서는 조금씩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한화는 올해 9차례 대전 삼성전에서 5승4패로 우세했고, 삼성은 7차례 대구 한화전에서 4승3패로 앞섰다.

사실, 두 구장은 고유의 응원문화도 자리잡고 있다.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선 ‘엘도라도’ 때창이 울려퍼질 때 야구장은 그 자체로 ‘작품’이 된다. 이종열 단장은 “때때로 전율을 느낀다”고도 했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는 수도권과 거리감이 적어 원정팀 팬이 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그러나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정겨운 멜로디가 흐르는 한편 오렌지 물결의 한화팬 모두가 일어나 육성 응원으로 ‘최강 한화’를 외칠 때는 야구장 전체 비장함이 흐르기도 한다.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두 팀의 믿는 구석은 홈구장이다. 안방의 주인 ‘홈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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