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8일 극장 개봉하는 이수정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 영화 ‘풀’이 4월 20일 ‘세계 대마의 날’을 맞아 특별시사회를 개최한다. (제목 : 풀상영시간 : 89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 이수정, 출연 : 권용현, 천호균, 보리, 이명현, 강병석, 빌스택스, 김도, 배급 : 미디어나무㈜ 제작·공동배급 : 생의 한가운데)
영화 ‘재춘언니’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프메세나상을 수상한 이수정 감독은 마약으로 금기시되는 대마의 생태적인 가치와 대마를 재배하고 그 가치를 복원시키려는 인물들을 담아냄으로써 법적, 사회적 금기인 대마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였다.
영화는 금기의 식물 대마의 씨를 뿌리고 재배하는 사람들을 가감없이 담아내는 용기있는 시도를 한다. 1977년 박정희 대통령 시기에 대마관리법이 제정된 이후 대마는 사회적으로 언급을 꺼리는 금기의 식물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의료산업적인 필요성으로 대마를 합법적으로 재배해왔다. 영화는 대마가 더 이상 금기나 불법이 아닌 합법적인 수단으로 사회에서 공존해 나갈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전직 의사인 권용현은 치유를 목적으로 한 대마초 사용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해 온 인물이다. 그가 번아웃과 공황장애로 쓰러졌을 때 CBD(대마초에 함유된 자연발생 카나비노이드) 사용으로 효과를 보았고 이후 대마초의 의학적 사용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암환자에게 대마초를 교부한 혐의로 감옥에 갔다오게 된다.

다른 등장인물은 파주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있는 농부 천호균이다. 북한의 접경지역인 파주 민통선 안에서 ‘땅을 소유하지 않는 농부’로서 생태적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대마재배는 평화를 짓는 일이며 기후위기 시대의 비상행동이다.
“대마라는 풀이 워낙 강하니까 다른 풀이 이겨내지 못해요. 풀을 굳이 뽑지 않아도 돼요. 거름도 안 해요. 흙을 건강하게 하는 역할을 대마 자체가 합니다. 쑥쑥 크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땅에 비료가 되는 거죠”
영화는 대마의 생태적, 의료적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유도하고 있으며 대마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깨고 대마가 사회 속에 공존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다.
영화 ‘풀’은 대마의 합법화를 주장하기 보다 대마를 재배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대마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사회적 금기에 대한 용기있는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대마초는 기호용, 의료용으로 구분되어 해외 국가들에서 합법적으로 허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철저히 금지되었을까? 영화에서는 대마초가 1970년대 법으로 금지된 역사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후, 우리사회에서 타당한 담론 없이 대마초에 불법의 낙인을 찍어왔음을 지적한다. 영화는 치료 목적으로 대마초가 필요한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옳은 것인지, 부조리한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영화 ‘풀’은 오는 20일 세계대마의 날을 맞아 특별시사회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갖고 시사회 이후 대마 비범죄화를 위한 선언문이 낭독될 예정이다. 6월 18일 개봉되는 이 영화는 관객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배급방식인 ‘100개의 극장’을 통해 배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