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손흥민(33·토트넘)이 5경기 연속 결장한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가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토트넘은 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서 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를 상대로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 도미닉 솔란케의 연속골을 묶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토트넘은 경기 시작 37초 만에 존슨이 히샬리송의 헤더 패스를 머리로 마무리하면서 1-0으로 앞서갔다. 전반 34분 매디슨이 절묘한 침투 플레이로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16분에는 솔란케가 페널티킥(PK)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쐐기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후반 38분 보되의 울린 살트네스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승패가 바뀌지는 않았다.
토트넘은 1차전의 손쉬운 승리로 오는 9일 노르웨이 보되에서 열릴 4강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는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진출할 확률을 91%라고 짚었다.
토트넘의 결승 진출의 변수는 부상이다. 손흥민이 지난달 13일 울버햄프턴전을 시작으로 5경기째 발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포지션에서도 부상이 속출했다. 당장 중앙 미드필더인 루카스 베리발이 훈련에서 발목을 다쳤다. 경기 중에는 득점을 책임졌던 매디슨과 솔란케가 다치면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디슨은 무릎에 통증은 느꼈지만 심각한 문제는 아닌 거 같다. 솔란케도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했지만 부상을 예비하는 차원에서 교체한 것”이라며 큰 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처음 결장할 때도 ‘가벼운 타박상’이라고 주장했다가 입장을 바꾼 적이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반대로 보되는 경고 누적으로 1차전을 결장했던 미드필더 패트릭 베리와 하컨 에브옌이 2차전에 복귀하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2차전이 열리는 보되의 홈구장이 인조잔디라는 사실도 신경써야 하는 대목이다. 보되는 역대 유럽대항전 홈경기에서 70%에 달하는 승률을 자랑한다.
토트넘이 결승에 오를 경우 상대는 또 다른 EPL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력하다. 맨유는 이날 스페인의 아틀레틱 빌바오를 3-0으로 대파해 결승 진출 확률을 97%로 끌어 올렸다.
토트넘과 맨유가 이 예상대로 결승에서 만난다면 역대 6번째 잉글랜드 팀간의 유럽대항전 결승전이 성사된다.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유까지 꺾는다면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첫 정상을 밟게 된다. 유로파리그만 따진다면 역대 3번째 우승 도전이다.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6위로 추락해 거센 질타를 받고 있는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손에 넣을 수 있다.
손흥민 개인에게는 프로 무대에서 감격의 첫 우승이 될 수 있다.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부상으로 결장한 손흥민은 유니폼 대신 가죽 자켓 차림으로 동료들을 응원했다. 손흥민은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은 것이 커리어에서 유일한 우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