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약점 파악한 미·중…미국 ‘반도체 설계 기술’ 수출금지로 ‘희토류’에 맞불

2025-05-29

NYT·FT 등 “희토류 통제 맞불” 보도

90일 관세휴전 기간 중국 약점 공략

향후 대결은 ‘희토류’대 ‘첨단기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항공기 부품 등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대한 맞불이자 반도체 자립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수출통제 담당 부서인 산업보안국이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스, 시놉시스, 지멘스EDA 등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업체들에 서한을 보내 중국에 기술 공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 상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DA 소프트웨어는 집적 회로 설계 과정에서 해야 할 복잡한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반도체 개발 속도를 단축하고 품질의 정확성을 높이는 관건이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스 등 FT가 언급한 3대 업체가 중국 EDA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미국 상무부는 항공기 엔진과 특정 화학물질 등의 대중국 수출도 금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상무부가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에 대한 일부 핵심 부품과 기술 수출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COMAC는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와 크기가 비슷한 중국 최초의 중형 여객기 C919를 개발한 국영기업이다. 제트 엔진과 전력공급시스템 등 여러 주요 부품을 미국과 유럽 업체에 의존한다. 해당 기술은 단기간에 자체 개발하기 어렵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기술수출 통제는 중국의 핵심 전략산업과 기간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이 관세 전쟁에서 꺼낸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가 중국은 제네바 합의 이후 희토류와 희토류가 포함된 자석 수출을 재개했지만 규모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출 통제 조치가 효과를 거두면 미국 기업이 희토류에 의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 역시 미국의 첨단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을 폭로할 수 있다. 관세전쟁과 별도의 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중국 반도체 규제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크리스토퍼 존슨 중국전략그룹 대표가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며 “트럼프 행정부 대중 강경파는 미국 역시 수출 통제 카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FT에 말했다. 존슨 대표는 “중국과 미국은 서로의 약점을 꽉 쥐고 싶어한다”며 90일 간의 관세 휴전은 언제든 파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산업에 특화된 ‘중국제조2025’ 후속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앞서 엔비디아의 H20칩 중국 수출을 금지했으며, 제3국에게도 화웨이 신형 AI칩인 어센드칩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수출 통제를 통한 중국 AI 기술통제는 실패하고 있다”며 통제 조치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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