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임스 네일(32·KIA)은 1438개의 홈런이 쏟아졌던 지난해 ‘타고투저’ 시즌에 26경기 12승5패 평균자책 2.53의 성적을 거뒀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가운데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한 투수 자체가 네일과 카일 하트(전 NC)뿐이었다. 네일은 KBO리그 데뷔 시즌 ‘평균자책왕’에 올랐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페이스가 좋다. 네일은 16일 현재 5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 0.29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5경기에선 1.14의 평균자책을 찍었다.
지난달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개막전 5이닝 무실점으로 출발한 네일은 같은 달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지난 3일 삼성전까지 7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지난해 8월13일 키움전부터 24일 NC전까지 3경기와 올해 3경기를 더해 6경기 3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서재응 NC 수석코치가 현역 시절 작성한 선발 최다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44이닝)에 10이닝 차로 다가섰다. 9일 롯데전 3회 빅터 레이예스의 타점으로 무실점 행진이 36이닝 만에 중단됐지만, 시즌 초반 남긴 임팩트는 강렬했다.

네일은 지난 15일 광주 KT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 시즌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한 날카로운 스위퍼가 여전하고, 올해는 투심까지 더 강력하게 꽂히고 있다. 네일도 “올해는 투심이 더 효율적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체력이 더 좋아졌다”며 “스위퍼, 투심뿐 아니라 체인지업 ,커브 등 여러 구종을 실전에 쓰려고 들인 노력이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네일은 올해도 평균자책 타이틀이 걸린 레이스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칠 강력한 후보다. 첫 5경기만큼은 2023시즌 KBO리그를 평정했던 에릭 페디(전 NC)의 기록(0.58)보다 좋다. 그해 페디는 2010년 류현진(1.82) 이후 13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에 도전했고, 대기록에 거의 근접했으나 8월 주춤하며 2.00으로 시즌을 마쳤다.
네일도 지난해 5월까진 1점대 평균자책을 이어가다 6, 7월 연속 4점대 평균자책에 머물며 류현진의 기록을 소환하진 못했다. 더 강력한 모습으로 출발한 네일이 올해는 어떤 숫자가 적힌 성적표를 남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