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있는 집은 더욱 부유해졌지만, 가난한 집은 구색을 갖추기도 어려워졌다.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지상파의 드라마 시장, 그중에서도 한 해를 결산하는 ‘연기대상’ 시상식의 풍경이다.
지상파 3사의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이 오는 30일 MBC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MBC는 30일 오후 8시50분 ‘MBC 연기대상’을 열고, KBS와 SBS는 나란히 이튿날인 31일 오후 7시10분(KBS)과 8시50분(SBS) ‘연기대상’을 개최한다.
지상파 드라마의 한 해 살림을 결산하는 자리이지만, 초라하고 옹색한 자리가 된 지는 오래됐다. 가뜩이나 드라마 슬롯이 줄어 각 부문 후보에 오를 작품 자체가 줄어든 한 편, 거세지는 OTT 플랫폼의 공세로 스타들이 싹 빠져나가 예전만큼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서로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그나마 몇 개 작품이 체면치레한 SBS는 시상식의 구색은 갖췄지만, KBS와 MBC는 대상 후보라고 일컫기가 겸연쩍은 결과물을 받아들었다. 이미 케이블이나 시리즈물에 대해 시상하는 백상이나 청룡어워즈의 등장으로 그 입지는 더 위축돼, 반대로 지상파 통합시상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SBS는 그나마 풍족한 살림에 일찌감치 대상 후보 5인을 발표했다. 후보 이름의 가나다순으로 ‘사마귀’의 고현정, ‘보물섬’의 박형식, ‘트라이’의 윤계상, ‘모범택시 3’의 이제훈, ‘나의 완벽한 비서’ 한지민이 주인공이다. 나름 작품성이나 흥행성을 겸비한 라인업에다 누굴 대상으로 주더라도 딱히 뒷말이 나오지 않을 박빙이라는 평가다.
일찌감치 스타 캐스팅이나 화려한 미장센 대신 공감을 바탕으로 한 가족극이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단막극 쪽으로 집중을 시작한 KBS에는 그 기조에 걸맞은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시청률로 성과를 얻었던 작품 중에서는 출연 배우 가나다순으로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안재욱과 엄지원, ‘은수 좋은 날’의 이영애, ‘화려한 날들’ 천호진과 이태란 등이 꼽힌다. 야심 차게 편성한 ‘트웰브’의 마동석은 2.4%의 저조한 시청률로 체면을 구겼다.

MBC는 KBS에 비해서는 다소 낫지만, ‘드라마 왕국’이라는 예년의 명성은 많이 빛이 바랬다. 준수한 시청률이라는 5%를 넘어선 작품이 ‘모텔 캘리포니아’ ‘언더커버 하이스쿨’ ‘노무사 노무진’ ‘이 강에는 달이 흐른다’ 정도였다. 그 작품에 출연했던 강태오와 김세정, 서강준과 이세영, 정경호 정도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지난해 SBS는 ‘굿 파트너’의 장나라, MBC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의 한석규, KBS는 ‘개소리’의 이순재에게 대상을 안겼다. 나름의 서사와 감동으로 3사 모두 화제를 모았지만, 과연 올해는 그 무게감에 따를 수 있을지. 시상식은 임박했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한 해의 마무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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