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태풍상사’ 이준호가 본능적 직감과 주저 없는 행동력으로 화물트럭을 막아선 일촉즉발 엔딩이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연출 이나정·김동휘, 극본 장현,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이매지너스·스튜디오 PIC·트리스튜디오)의 2회에서는 꽃을 좋아하던 청년 강태풍(이준호)이 IMF라는 폭풍의 계절을 맞아, 아버지 강진영(성동일)이 26년간 소중히 일궈온 태풍상사의 신입 사원으로 들어가게 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이날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6.8%, 최고 7.5%, 수도권 가구 평균 6.3%, 최고 7.2%로 전회보다 상승, 케이블과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오르며 본격 흥행세를 입증했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IMF의 여파는 아버지 진영의 장례식장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태풍상사 거래처인 삽다리물류 최사장(김도영)이 미수가 있다며 부의함 갈취 난동을 부린 것. 죽음 앞에서도 돈이 먼저였던 씁쓸한 현실을 막아선 건 경리 오미선(김민하)이었다. 그녀는 계약서 조항, 계산서 발행일, 우편 소인 날짜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정확히 기억해, 아직 지급 기한이 남았다는 사실을 고지했다.
뿐만 아니었다. 한국항공에 최종 합격했던 미선의 동생 오미호(권한솔)는 전례 없는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고, 미선은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태풍의 절친 왕남모(김민석)의 엄마 을녀(박성연)는 부지점장으로 근무했던 은행에서 대기 발령을 당했다. 책상까지 밀려나 차가운 복도에서 버텨야 했던 현실은 모두에게 힘들었던 시절을 보여줬다. 태풍상사 직원들 역시 미선, 고마진(이창훈), 차선택(김재화), 구명관(김송일), 배송중(이상진)을 제외하고는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태풍은 아버지 짐을 정리하러 태풍상사를 찾아갔다. 오랜 세월의 때가 묻은 사무실에는 아버지가 지난 26년간 쌓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사무실에 있는 모든 장부와 일지가 치열했던 그의 인생을 증명했다. 그때, 삽다리물류 최사장이 또다시 들이닥쳐 미수금을 이유로 연대보증을 요구하며 후임 대표 등판을 압박했다. 이를 두고만 볼 수 없었던 태풍은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 나섰다. 자격을 요구하는 최사장에게는 “오늘부터 직원”라며, 미선이 건넨 입사 서류까지 작성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태풍은 모든 정리를 마치면 화원으로 돌아가 꽃을 돌보며 살아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비밀 금고를 발견했다. 사장님이 ‘백년대계’를 꿈꿨다던 미선의 언질대로, 태풍상사가 100년이 되는 해인 ‘2072’를 비밀번호로 입력하자 자신과 직원들의 이름으로 된 통장들이 나왔다. 태풍은 그제야 아버지에게 ‘태풍상사’가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함께 일하는 사람 하나하나를 직원 그 이상의 가족처럼 아꼈던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강태풍 통장에는 아버지의 편지도 남겨져 있었다. 매달 30만 원씩 입금하며 네 글자로 제한된 보낸 사람란에 남긴, 이른바 ‘통장 편지’였다. 그 안에는 “아버지는 너의꿈을 응원한다. 너는항상 내가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결과보다 중요한건 사람이다. 우리들이 꽃보다더 향기롭고 돈보다더 가치있다”라는 메시지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렇게 태풍은 미선에게 “일 좀 배우고 싶다”는 도움을 청했다. ‘태풍상사의 진짜 직원’이 되고 싶다는 의지였다. 미선은 그런 그에게 “태풍이 잘 해낼거야. 부탁한다”고 자신의 손을 간절히 붙잡고 남긴 사장님의 마지막 유언을 전했다. 그리고 ‘사원 강태풍’의 명함도 만들었다. 태풍은 장례식장에서도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으며, 아버지의 뜻을 다시금 되새겼다.
이튿날, 태풍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회사에 출근했다. 화려했던 스타일과 헤어 브릿지를 모두 지우고, 회사원다운 정장에 서류 가방까지 들고 나타난 것. ‘진짜 직원’으로 일을 배우려는 태풍은 미선과 마진을 따라 대방섬유 납품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회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사무실은 지나치게 깨끗했고, 서류함은 비었으며, 전화선은 뽑혀 있었다. 30년 넘은 회사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봤던 ‘세월의 때’는 어디에도 있지 않았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태풍은 미선에게 자신을 믿고 도장 찍지 말라고 당부하며, 원단을 실은 화물트럭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납품을 강행하면 미수가 될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마진이 물러서지 않자, 결국 화물트럭 앞 아스팔트에 드러누웠다. 그런 태풍의 얼굴 위로 꽃잎이 흩날렸다. 언젠가 아버지는 어린 태풍에게 “꽃이 지는 게 아니라, 열매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이기고 있는 것”이란 걸 알려줬다. 태풍이 과연 부도 위기의 태풍상사에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긴장감이 폭발한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희망이 피어난 엔딩에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이 솟아났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