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 LG 임찬규가 평균자책 부문에서 리그 전체 2위에 우뚝 섰다.
평균자책 1.68을 기록한 한화 코디 폰세에 이어 두 번째이며 국내 투수 중에서는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안타 무사사구 6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세번째 퀄리티스타트플러스 기록을 달성한 임찬규는 시즌 7승째(1패)를 올리며 폰세와 함께 다승 공동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임찬규는 82개의 투구수로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 143㎞의 직구(26개)와 커브(31개)의 비중이 컸다. 이밖에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3개) 등의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커브 구사율이 높았던 것에 대해 “잠실구장은 크고, 키움에는 좌타자가 많았기 때문에 체인지업을 쓰기 위해서는 커브로 타자들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게 중요했다. 편중되지 않게 쓰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다보니까 커브를 많이 썼다”라고 돌이켜봤다.
커브를 구사하다 놀란 순간도 있었다. 7회 1사 후 루벤 카디네스 타석에서 높은 커브를 던졌다가 타자의 헬맷을 맞춘 것이다. 임찬규는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카디네스에게 연신 사과했다.
임찬규는 “카디네스의 두번째 타석에서도 높은 커브를 던져서 잡았다. 전력 분석에 높은 커브를 한번 던져보자라고 박동원 형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의식을 하다보니까 공이 공교롭게 빠졌다. 커브로 머리를 맞혀본적은 없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놀라서 괜찮냐고 물어봤다. 다행히 괜찮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자동볼판정 시스템인 ABS를 도입했다. 임찬규는 ABS 시대에 맞춰 높은 커브를 구사한 것이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면 충분히 타자 시야에서 벗어나는 공이라서 좋을 것 같았다. 컨디션에 따라 좋은 날은 좀 많이 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로 만족해했다.
임찬규는 나름대로 ABS를 잘 이용하고 있었다. 그는 “반대 투구의 느낌으로도 활용한다. 내가 원하는 코스로 공이 자꾸 빠질 때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곳을 보고 던져도 일단 존을 스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다”라며 “ABS가 없을 때에는 볼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서 던지니까 스트라이크를 꼭 따야할 때에는 조금 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균자책 부문에서는 1점대가 했지만 임찬규는 이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시즌 끝날 때까지 1점대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앞으로 점수를 많이 주는 날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자리가 있듯이 평균에 수렴할 것이다. 조금 세이브를 해두면 기분이 좋기 때문에 그런 느낌으로 평균자책 기록을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했다.
다승 타이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임찬규는 “많이 이기면 팀이 좋은 거기 때문에 좋다. 시즌을 시작할 때 다승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기 때문에 묵묵히 하다가 많이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LG에는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들이 많다. 마무리 장현식은 광배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고, 외야수 홍창기도 수비를 하다 왼쪽 무릎 외측 경골 관절 부분 미세 골절 판정을 받았다. 필승조 김강률도 어깨 불편함 증세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날 자신의 모자에 홍창기의 등번호인 51번과 그의 이니셜인 ‘CK’를 쓰고 등판했던 임찬규는 “홍창기 선수는 지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어서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라며 “장현식 선수도 있고 김강률 선수도 있지만 홍창기 선수는 플레이하다 다친 것이지 않나. 방망이가 잘 안 맞고 있다가 타격이 올라오는 페이스였고 누구보다 팀 승리를 또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마음이 더 가더라. 그래서 모자에 적고 나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