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었던 애슐리 영(40·에버턴)의 바람은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도 부자는 경기 후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 이들에게 같은 경기장에서 함께 한 경험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에버턴은 10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4-2025 FA컵 3라운드 홈 경기에서 피터보로를 상대로 2-0 승리를 따냈다. 에버턴은 이 경기 시작 3시간을 앞두고 홈페이지를 통해 션 다이치 감독 경질을 알렸다. 올 시즌 리그 개막 4연패로 시작하더니 중반을 넘어서도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16위에 머물자 다이치 감독을 해고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에버턴은 3부리그 소속 피터보로를 꺾고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이날 경기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있었다. 에버턴의 베테랑 애슐리 영이 아들과 처음 함께 그라운드에 나설지에 시선이 쏠렸다. 영의 아들 타일러는 이번 시즌 피터보로의 입단 테스트 끝에 처음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10월 피터보로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에버턴과 피터보로의 FA컵 3라운드 대진이 성사되자 이들이 함께 그라운드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렸다. ESPN은 당시 “영은 NBA 르브론 제임스와 그의 아들 브로니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서 “르브론 부자는 지난 10월 LA레이커스의 NBA 정규 시즌 경기에서 함께 뛴 최초의 부자 듀오가 됐다”며 영 부자의 그라운드 맞대결 여부에 관심을 나타냈다. 영도 대진 성사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와우 꿈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맞대결을 기대했다. 영국 BBC도 경기 전날 “내일 FA컵 3라운드 에버턴-피터보로전은 여러 가지 이유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 영 부자간의 경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영의 바람은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영은 이날 후반 28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교체 명단에 있던 아들 타일러는 끝내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그래도 이들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함께 포옹을 나누며 가슴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이들 부자에게 2025년 1월10일 경기는 평생 특별함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