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AMA, 'K팝 글로벌 시상식' 명성 이어갈까

2025-11-28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올해 7년 만에 홍콩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K팝 시상식 'MAMA AWARDS'가 화재 참사로 위기를 맞았다. 이제는 K팝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은 MAMA 어워즈가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글로벌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28일부터 29일까지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2025 MAMA가 열린다. 앞서 2018년 이후 7년 만에 홍콩에서 역대급 규모로 개최를 알린 주최측은 Mnet 30주년을 기념해 역대 최다 'MAMA 어워즈' 개최지이자 핵심적인 K팝 공연 시장 홍콩으로 귀환을 알렸다.

MAMA 어워즈는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출범한 'MAMA AWARDS'는 2010년 마카오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며 K팝의 글로벌화를 선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대한민국 음악 산업의 성장과 함께 '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MAMA AWARDS'로 리브랜딩을 시도했으며 지난해 K팝 시상식 최초로 미국 LA 돌비극장에 입성하며 일본 오사카돔까지 열기를 이어갔다.

올해는 야심차게 7년만에 홍콩 개최를 확정하며, 공연 규모도 기존보다 4배 이상 키웠다. 카이탁 스타디움은 지난 3월 그랜드 오픈한 최신식 스포츠·공연 시설로 콜드플레이 등 유명 가수들이 섰던 초대형 무대다. K팝과 함께 MAMA 어워즈도 성장해온 만큼 역대급 시상식이 예고되기도 했다. 호스트로 국내 배우 박보검, 김혜수가 선정됐고 중화권 배우 주윤발과 양자경이 게스트로 초대됐으며 스트레이키즈, 세븐틴, 에스파, 아이브, 라이즈, NCT 등 글로벌 톱 인기 K팝 스타들이 대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개최일 이틀 전 홍콩 고층 아파트 단지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 고층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28일 오전 기준 사망자만 9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화재의 심각성이 알려진 직후부터 MAMA 어워즈가 정상 개최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표 초대 손님이었던 주윤발과 양자경은 홍콩 참사를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 기존의 출연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수정되거나 콜라보레이션 무대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나왔다. 결국 CJ ENM은 27일 레드카펫 행사는 취소하되 시상식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CJ ENM 측은 "'2025 MAMA AWARDS'는 'Support Hong Kong' 메시지를 더해 함께 슬픔을 나누며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기부로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2025 MAMA AWARDS'는 음악이 지닌 치유와 연대의 힘을 믿으며, 화려한 연출보다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무대 구성과 진행에 신중을 기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AMA 어워즈에 출연하는 K팝 가수들과 아티스트들도 직접 홍콩 화재를 위해 기부 소식을 알리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사태의 빠른 해결에 힘을 보탰다. 27일 라이즈(25만 홍콩달러)를 시작으로 에스파(50만 홍콩달러), SM엔터테인먼트(100만 홍콩달러)가 중국홍콩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아이들은 약 100만 위안을 중국 포순재단을 통해 기부했으며 홍콩 출신인 갓세븐 잭슨도 100만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28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100만 홍콩달러, 하이브 6개 레이블이 한화 5억원, 제로베이스원 장하오도 기부 소식을 전했다. CJ ENM 역시 MAMA 어워즈를 통해 기부로 힘을 보태겠다고 입장을 낸 만큼 향후 시상식에서 추모의 의미를 담은 진행과 기부금 관련 소식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K팝의 최전성기를 맞아 홍콩으로 귀환한 MAMA 시상식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나온다. MAMA 어워즈는 2011년부터 한국이 아닌 아시아 전역에서 개최하며 글로벌 입지를 넓혀왔다. 초기엔 왜 K팝의 성지인 한국에서 시상식을 진행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을 거친 2020년과 2021년엔 국내에서 비대면, 대면으로 개최한 바가 있었으나, 그 이후엔 다시 일본 나고야, 도쿄, 오사카 등으로 진출했다.

결과적으로는 MAMA가 지난 10년간 아시아 지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동안, 함께 성장,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해외 진출 초창기부터 CJ ENM 측은 MAMA의 브랜드 가치 등을 언급하며 문화산업 플랫폼으로서 MAMA의 해외 개최 의미를 강조해왔다. 최다 개최 도시인 홍콩에 대해선 아시아 전역의 물류, 항공 허브로서 K팝 팬들이 모이기 쉬운 도시라는 점 역시 꾸준히 언급됐다.

CJ ENM 박찬욱 부장은 올해도 "Mnet의 'Music Makes One'이라는 비전이 있는데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계를 만든다는 의미"라면서 "2010년 처음 해외에서 개최한 이후 전 세계 팬들을 만나기 위해 여러 지역을 찾았다. 이러한 오프라인 플랫폼과 동시에 글로벌 각 지역 채널이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되는 함께하는 시상식을 추구하고 있어 현재로는 글로벌 진출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해외 진출을 고수하는 이유를 말했다.

무엇보다 올해 MAMA가 기획 단계부터 그려온 큰 그림은 보여줄 수 없게 됐다. 글로벌 열풍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 관련 콜라보와 함께,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기다려온 전 세계 K팝 팬들의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다. 이제는 주최 측과 무대를 함께 만들 아티스트들의 역량과 대처만이 남았다. 10년이 넘게 대표 K팝 글로벌 시상식으로 자리잡은 명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28일부터 29일까지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는 MAMA 어워즈는 티빙, 엠넷 플러스 앱, 케이블TV 엠넷 채널, 네이버TV 치지직에서 생중계된다. 일본,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과 불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관련해서는 MAMA 공식 SNS를 통해 시청 채널 가이드가 제공된다.

28일엔 TXT 연준, 알파드라이브원, 베이비몬스터, 보이넥스트도어, 범접, 엔하이픈, 하츠투하츠, 아이들, 미야오, 아이브, 미러, NCT위시, 슈퍼부니어, 트레저, 투어스 등이 출연한다. 29일엔 에이티즈, 라이즈, 세븐틴, 스트레이키즈, 르세라핌, NCT드림, 제로베이스원, QWER 등 다수 팀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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