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문화가 달라졌다] 尹 탄핵 집회에 모인 2030 왜?⋯"2000년대 초반부터 두드러져"

2024-12-19

전 세계 주목 윤석열 탄핵 집회에 모인 2030 여성들, 왜?

14일 서울 집회에 16만 명 집결 이중 2030 여성은 23.1%

전문가들 "과거부터 집회 중심은 여성, 여성 집회 참여도 높아져"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열린 탄핵 집회 현장의 주축은 단연 '젊은 세대'였다. 아이돌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모습은 전 세계가 주목할 만큼 하나의 집회 문화로 자리 잡았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인근에서 진행된 탄핵 집회. 집회의 맨 앞자리는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로 가득했다.

곽승용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 조직국장은 "그동안 집회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유독 젊은 세대가 많았다. 탄핵 집회를 처음 겪을 아이들을 위해 집회 때마다 앞자리 500석을 청소년을 위해 비워 뒀었는데 매번 자리가 꽉 차더라"면서 이번 집회 현장을 떠올렸다.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탄핵 집회 현장도 비슷했다. 전주처럼 청소년이 많지는 않았지만 2030 여성들이 다수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이날 탄핵 집회가 열린 국회의사당과 여의도공원의 행정구역인 여의동에 16만 명이 몰렸다. 이 시간대 인원을 성별·연령으로 나눠 본 결과 20대의 여성 비율은 11.1%에 달했다. 30대 여성(12%)까지 합하면 23.1%다. 집회에 참가한 5명 중 1명은 2030 여성이었던 것이다.

손에는 촛불 대신 응원봉이 들려 있었다. 평화로운 집회 문화를 조성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나지연(24) 씨는 "평화를 추구하는 집회 문화 덕분에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집회에 참여할 용기가 났다. 응원봉 문화는 단순히 '즐겁다'는 기분을 표현하려는 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꺼지지 않는 의지를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연(25) 씨도 "'응원봉 문화'를 중심으로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다른 때보다 참가 문턱이 낮았던 것 같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걸어온 행보에 분노한 여성들이 많이 참여한 영향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탄핵 집회에서 2030 여성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부터 집회 문화의 중심은 '여성'이라고 말한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2000년대 초반 미군 장갑차에 여중생이 사망한 사건을 기점으로 한국에 촛불 집회 문화가 태동했다. 해당 사건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이르기까지 중심은 여성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 들어 여성 또한 남성과 같은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역할이 크다"며 "여성들이 가지고 있던 해방·평등주의적인 욕구가 억압의 틀로부터 굉장히 빠르게 벗어나는 과정에서 여성의 집회 참여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여성들의 집회 참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두드러졌다. 이번 집회에 여성의 참여도가 높은 것이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그동안 2030 여성을 중심으로 촛불 집회가 주도됐다. 유독 이번 탄핵 집회에서 주목받은 것은 케이팝과 결합한 응원봉 문화 등 특색 있는 집회 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문채연 기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