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박찬욱·정서경·김은숙도 삐끗할 줄이야

2025-10-21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 박찬욱, 정서경, 김은숙 등 스타 감독, 작가들이 저마다 신작을 내놨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영 시원치않다. 세상에, 거장인 그들도 삐끗할 줄이야.

‘세계적 거장’으로 인정받는 박찬욱 감독은 지난 9월24일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개봉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미지근한 반응을 얻었다. 2022년 ‘헤어질 결심’ 이후 3년만의 신작이라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개봉 이후에는 극 중 ‘만수’(이병헌)의 살인 동기에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아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개봉 직후 평점도 충격적이었다. 당시 한 포털 사이트에선 ‘어쩔수가없다’ 평점이 6점대(10점 만점)로 매겨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금은 실관람객 평점 7.25점까지 올라갔지만, 박찬욱 감독의 명성에 비하면 체면이 구겨졌다 할 수 있는 점수다. 해당 게시판에는 “박찬욱 감독 올려치기 너무 심한 것 같아요. 이 영화가 만약 신인 혹은 네임드가 아닌 감독 작품이었으면 다음주 상영시간표에서 사라졌을 영화 같아요. 우리나라 영화 산업 흥하려면 이런 감독 밀어주기 보다 유망한 신인감독에게 투자하고 홍보도 더 해줬으면 좋겠어요”라는 뼈있는 댓글이 7414개의 공감을 얻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19일 폐막한 58회 시체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겨우 체면을 세웠지만, 국내 관객 마음까진 사로잡지 못했다는 평가에선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찬욱 감독의 협업자였던 정서경 작가도 홀로서기 했지만 뼈아픈 반응을 거뒀다. OTT플랫폼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을 집필하고, 전지현, 강동원이란 굵직한 대어 카드도 손에 쥐었지만, 작품 공개 후 불호 반응은 물론 혐중 논란까지 일어 도마 위에 올랐다.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인 남편의 피격 사건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첩보와 멜로 사이 어색한 장르 조합에 시청자 반응은 엇갈렸다. 거대한 사건 속 남편의 피격범과 그 배후를 밝히려는 문주와 그를 지키려는 산호 사이 사랑의 스파크가 너무나도 급발진해, 문주가 남편 사건을 캐내려 하는 동기마저도 흔들리게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뿐만 아니라 ‘북극성’에 등장한 전지현의 대사를 두고 때아닌 혐중 논란이 불거졌다. 전지현이 연기한 유엔대사 출신 대통령 후보 서문주 캐릭터가 “중국은 왜 전쟁을 선호할까요. 핵폭탄이 접경지대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문제가 된 것. 이를 두고 중국을 왜곡해 표현했다는 중국 누리꾼의 비난이 이어졌다. 정서경 작가는 이를 두고 “나라들도 나라 이름만 같을 뿐이지, 허구의 나라”라고 해명했지만, 혐중 논란 여파는 더욱 짙어졌다. 중국 의류 브랜드가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서울 모처에서 광고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북극성’ 혐중 논란에 휩싸이면서 해당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고 보도되는가 하면, 디즈니+ 또 다른 시리즈인 ‘현혹’의 중국 촬영 스케줄이 취소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여러모로 악재였다.

‘로코의 여왕’ 김은숙 작가도 이름값다운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김우빈, 수지와 손잡고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를 내놓았지만 ‘웃지도 재밌지도 않는 참담한 작품’이란 오명을 안은 채 배턴을 다음 작품으로 넘겨야만 했다.

지난 3일 공개된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내용의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그러나 공개 직후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와 김은숙 작가의 로맨틱코미디 작법 사이 부조화가 드러났다며, 시청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독특한 세계관엔 ‘유치하다’는 평이 쏟아졌고, 감정 결여 인간을 연기한 수지의 연기력에도 의문을 표했다. 김은숙 작가 작품이 맞느냐는 의심 어린 목소리마저 나와 작품에 대한 대중의 ‘불호’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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