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몇 달 전부터 입안 통증이 시작됐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구내염으로 생각하고 약만 먹고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증상에 차도가 없고 턱부위까지 통증이 이어지자 뒤늦게 병원을 찾았는데, 구강암 진단을 받게 됐다.
구강암은 입안이나 혀, 잇몸, 볼, 입천장, 턱뼈 등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전체 암 중 발생률 3~5% 수준인 희귀암이다. 하지만 병기가 늦게 발견될수록 치료가 어렵고, 절제 범위가 넓어져 기능 손상뿐 아니라 외형적 변화를 불러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구강암 초기에는 통증이 없거나 증상이 미미해 쉽게 지나칠 수 있다. 증상이 있더라도 흔히 겪는 구내염이나 잇몸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쉽게 간과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 턱 부위 통증과 부종, 원인 불명의 출혈,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날 경우 정밀검진이 필요하다.
구강암 환자 10명 중 3명은 혀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설암이다. 혀는 외부로부터 가장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다. 특히 치아로 잘 씹히고 보철물 등에 자극을 잘 받는 혀 양쪽 측면에 암이 잘 발생한다. 이 외에도 잇몸이나 혀 밑바닥에 구강암이 생기기도 한다.
구강암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대체로 흡연을 1순위로 꼽는다. 담배 속 유해 물질이 입안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암세포로 변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외에 음주,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불량한 구강위생 등도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구강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구강암은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금연과 과음은 삼가야 한다. 또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치아 보철물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손상되는 구강 점막에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을 유발하기도 해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구강암 치료는 종양 위치와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대개 수술적 치료가 우선 시행되며,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가 병행된다. 수술적 치료에서는 구강이나 경부(목), 턱 등을 통해 종양과 종양이 침범한 주변 조직을 함께 제거한다. 이후 팔이나 다리의 뼈, 가슴 부위 등을 이용한 재건술을 시행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발음이나 식사 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재활치료가 병행된다.
구강암은 조기에 진단할수록 예후가 좋다. 초기 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다. 그러나 병기가 진행될수록 생존율이 크게 떨어져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필수적이다. 치료 후에도 새로운 구강암이나 두경부암의 재발 우려가 있어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황보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구강암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고 기능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만약 2주 이상 입안에 염증과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탁 기자 ppt@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