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떠난 토트넘, 레비 회장 사임…25년 이어져온 '레비 체제' 마감

2025-09-04

[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가 대변혁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10년간 동행해온 간판 스타 손흥민(33)이 떠난 데 이어 25년간 구단을 이끌어온 다니엘 레비 회장(63)이 사임했다.

토트넘 구단은 5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다니엘 레비 회장이 약 25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사실을 알린다"고 레비 회장의 퇴진을 공식 발표했다.

레비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토트넘 구단 운영을 맡아왔다. 25년간 구단을 이끌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장수 회장으로 재직해왔는데, 토트넘의 레비 체제가 25년만에 막을 내렸다.

레비 회장이 토트넘 회장 재임 기간 남긴 가장 큰 업적은 새 홈 구장을 건립한 것이다. 토트넘은 2017년 이전 홈구장이었던 화이트 하트 레인을 떠나 새로 개장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옮겼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구장으로 토트넘을 명문 구단으로 인식시키는데 한 몫 해내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 구성과 운영 면에서 레비 회장은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선수 영입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않아 '짠돌이' 이미지가 강했다. 레비 회장이 구단을 이끄는 동안 토트넘은 EPL에서는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고, 2007-2008시즌 카라바오컵(EFL컵)과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피리그 우승 등 두 번의 우승에 그쳤다.

토트넘이 최상의 스쿼드를 구성하지 못한 이유가 몸값 비싼 선수를 데려오는데 주저해온 레비 회장 탓이라며 팬들의 꾸준한 비판이 있었다. 레비 회장 체제 25년간 토트넘은 총 16명의 감독이 교체됐다. 감독의 잦은 교체는 팀 성적이 부진에 빠졌을 때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 교체하는 가장 편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레비 회장의 구단 운영 스타일이기 때문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 소유주인 루이스 가문은 올해 초부터 토트넘 운영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를 해온 끝에 레비 회장을 퇴진시키는 결론을 내렸다.

마침 토트넘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이번 시즌 새로 사령탑을 맡았고, 팀의 에이스이자 캡틴으로 활약해온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로 이적해 새로 판을 짜고 있다. 레비 회장이 물러남으로써 토트넘은 한 시대를 접고 새로운 시대로 본격적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레비 회장의 후임으로는 피터 채링턴이 선임됐다. 토트넘 구단은 "채링턴이 이사회에 합류해 새로 신설된 비상임 의장직을 맡게 된다"며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구단을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다.

레비는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구단 경영진 및 모든 스태프들과 함께 이룬 성과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 클럽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강력한 구단으로 만들었다. 수년간 함께한 모든 직원들, 선수들과 감독들까지, 가장 위대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는 소회와 함께 "지지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항상 쉬운 여정만은 아니었지만 큰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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