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자 2명 발생...산업재해·중대 부상 건수 상승
안전품질실·ESG위원회 운영...남궁홍 대표 방향성 영향 多
올해 6월에도 사망사고...정부 건설사 대표 책임 강조 기조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건설현장의 연이은 사고에 대해 '미필적 고의'라고 지적한 가운데,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가 안전보건 지표를 좀처럼 개선하지 못하고 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삼성E&A는 주택사업을 하지 않아 사업장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E&A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악재를 맞았다. 안전 전략을 총괄하는 남궁홍 대표의 위기 관리 능력이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을 받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E&A는 지난해 '중대재해 제로(0)' 목표를 세웠으나 이 회사 현장에서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 재해 관련 지표는 전년보다 악화됐다. 산업재해는 2023년 90건에서 지난해 96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산업 재해로 인한 중대 부상은 1건에서 4건으로 확대됐다. 100만 시간당 근로손실이 발생한 건수를 나타내는 근로손실 재해율도 0.0057%에서 0.0101%로 올랐다.

삼성E&A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총괄하는 것은 백승호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다. 백 CSO는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삼성E&A에 입사했다. 플랜트사업본부PD, RM팀장, CBDC프로젝트PD, 화공PMO팀장, 에너지사업지원팀장 등을 역임했다. 주로 프로젝트 수행과 사업 지원 등 직무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2023년부터 CSO로 일하고 있다. 백 CSO는 현재 안전보건운영팀, 안전보건점검팀 등으로 구성된 안전품질실을 총괄하고 있다.
안전품질실을 이끄는 것은 백 CSO지만 안전관리에 있어 남궁홍 대표의 책임이 적지 않다. 삼성E&A에서 CSO 직책은 사내이사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CSO는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백 CSO는 매달 전사 본부장, 임원, 팀장, 현장 PM, CM, 총괄안전팀장 등과 안전보건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내이사진인 현건호 화공사업본부장을 비롯한 부사장급의 본부장들이 참석자에 이름을 올리는 만큼 회의 내용이 이사회로 보고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사회에서 가장 큰 결정권자인 남궁 대표의 의사가 안전관리 전략 설정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밖에 없다.
사내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에서도 안전보건 관련 의제를 다룬다. ESG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정현 이화여대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교수와 김용대 전 서울가정법원 법원장, 신경택 전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문승욱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등이다. ESG위원회는 안전보건을 비롯한 환경, 사회, 경영 분야 중점추진과제에 대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이사회가 보고 내용에 대해 판단하고 기업의 전반적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대표의 방향성이 전략을 좌우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남궁 대표의 안전관리 역량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삼성E&A는 직전 대표인 최성안 전 대표 재직 기간(2018년~2022년)동안 임직원 및 협력업체 사망자가 발생한 바 없다. 그러나 남궁 대표가 대표 자리에 오른 2023년과 2024년 각 연도 2명씩으로 늘어났다. 올해에도 지난 6월 울산 울주군 삼성SDI 양극재 신축공사 현장 옥상에서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시공능력평가 20위권 건설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개최 계획을 밝히는 등 이재명 정부는 중대재해 발생 시 원청 대표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경영·사법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남궁 대표의 안전관리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E&A 관계자는 안전관리 전략에 대해 "공식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