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태클에 삽 들었다…‘한삽에 14억’ 美가 퍼올린 흙

2025-10-20

“이 정도 양은 거의 100만 달러(약 14억원)짜리예요.”

지난 7월 11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브룩광산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삽으로 검은색 흙(표토)을 퍼올리자 현장에서 나온 농담이다. 그날 퍼올린 건 단순한 흙이 아니었다. 1952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 개장 이후 73년 만에 미국 땅속에서 퍼올린 새로운 ‘전략 자원’이었다. 금도, 석유도 아닌 그것은 바로 ‘희토류’였다.

약 2년 전인 2023년 5월, 미국 탄광회사 라마코 리소시스(Ramaco Resources)의 랜달 앳킨스 최고경영자(CEO)는 “유레카”를 외쳤다. 12년 전 200만 달러(28억원)에 사들인 오래된 석탄 광산에서 대규모 희토류 매장량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대 170만t이 매장돼(광산 컨설팅 회사 위어 인터내셔널 추정), 세전 순현재가치(NPV)는 최대 약 12억 달러(1조7098억원)다. 경제성 평가를 맡은 플루어 코퍼레이션은 여기서 앞으로 연간 약 1242t의 희토류 산화물이 생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연평균 희토류 소비량은 약 1만t으로, 단순 계산으로는 이 광산 하나로 10분의 1 이상이 충당되는 셈이다.

한때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였지만 1990년 이후 왕좌를 내준 미국이 30여년 만에 다시 삽을 들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월 자국 희토류 채굴 기업 MP머티리얼즈 지분 15%를 4억 달러(5699억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2020년 트럼프 1기 정부로부터 960만 달러(137억원), 2022년 조 바이든 정부로부터 3500만 달러(499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그런데 트럼프 2기는 직접투자에 나선 거다. ‘돈’을 넘어 ‘자원 자립’까지 내다보는 건, 희토류를 지배하는 자가 곧 첨단 기술 패권을 쥐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목차

1. 中 희토류, ‘반도체’ 첫 언급하다

2. ASML 왜 걱정해?

3. 일론 머스크 왜 나와?

4. 한국, 대책은 있어?

中 희토류, ‘반도체’ 첫 언급하다

희토류는 ‘Rare Earth’라는 이름 그대로 ‘희귀한 흙’이다. 네오디뮴(Ne),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스칸듐(Sc), 프라세오디뮴(Pr) 등 17개 원소를 통칭한다. 매장량이 극히 적은 건 아니지만 넓게 분포돼 있어 채굴이 어렵고 정제·가공 과정이 까다로워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었다. 스마트폰부터 반도체, 풍력 터빈, 전투기, 잠수함까지 첨단 제품에 꼭 들어가는 핵심 광물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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