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셀피글로벌(068940) 의결권 관련 소송에서 사실상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주주 조합 측이 냉각기간에 주식을 취득했다는 이유에선데, 향후 경영권 다툼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서울경제TV가 단독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셀피글로벌 측이 제기한 셀피글로벌주주1호조합(이하 주주 조합)의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주주 조합이 냉각기간에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제150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 제한돼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셀피글로벌 주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주주 조합은 지난해 4월 30일 셀피글로벌 주식 275만여주를 확보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9일 430만여주를 보유했다고 보고했다. 이 사이 150만여주를 취득한 것.
이로부터 일주일여 뒤인 5월 17일 조합은 460만여주의 보유 사실을 보고했다. 보유 목적은 모두 ‘회사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법원은 이 기간에 취득한 184만여주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보유 목적 등을 보고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 날은 발행주식 총수의 5% 이상을 취득한 2024년 4월 30일"이라며 "그 다음날인 5월 1일부터 보고가 이뤄진 5월 9일 이후 공휴일과 토요일을 제외한 5일이 지나는 5월 16일까지 냉각기간 적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 제150조에 따르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해 주식을 취득한 경우, 보고해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보고한 날 이후 5일까지 냉각기간으로 돼 있다. 이 기간 주식을 취득하거나, 보유 주식 등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조합 측은 "냉각기간을 위반해 취득한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일시적 조치로 해석해야 한다"며 "자본시장법 취지상 그 제한기간을 6개월 이내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법리적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법 제150조 제3항은 의결권 행사의 제한기간에 관해 아무것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30일과 오는 9월에 각각 개최되는 셀피글로벌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 조합은 냉각기간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물량은 발행 주식 총수(4591만여주)의 약 4%에 해당한다. 이에 향후 경영권 다툼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셀피글로벌은 지난 30일 안승훈 씨를 사내이사에 선임했다. 이와 함께 박형봉, 윤준수 씨 등이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는데, 회사는 "정관에 위반돼 적법하게 가결될 수 없어 안건이 폐기돼 부결됐다"고 밝혔다.
한편, 셀피글로벌은 감사 범위 제한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재작년부터 거래 정지 중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로 의결했고, 회사 측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