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손해보험(000370)과 캐롯손해보험의 합병이 확정됐다. 양사가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손해보험 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손보는 2일 이사회를 열고 캐롯손보를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양사의 합병 비율은 한화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이 1대 0.2973564으로 산정됐다. 합병비율의 기준이 되는 주당평가액은 한화손보가 1만7053원, 캐롯손보가 주당 5071원이다.
이번 합병을 위해 한화손보는 신한회계법인을 통해 이달 2일부터 30일까지 외부 평가를 받았다. 캐롯손보의 자본금은 2987억 원, 자산은 3606억 원이다. 합병 반대 의사통지 접수기간은 이달 19일부터 내달 2일까지다.
이번 합병을 통해 캐롯손보는 자본 건전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그동안 축적해온 디지털 보험 역량을 한화손보 중심으로 통합·고도화한다. 한화손보 측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캐롯은 2019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주도로 설립됐다. 한화손보가 지분 59.6%로 최대주주고 티맵모빌리티(10.7%)와 사모펀드(PE) 운용사 어펄마캐피탈(8.37%), 알토스벤처스(7.2%), 스틱(6.6%) 등이 주요 주주다. 현대자동차(2.5%)도 지분을 보유했다.
국내 첫 디지털 손보사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마케팅 활동을 강하게 진행하는 등 틈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출범 이후 적자가 이어지면서 고전한 바 있다. 2023년 760억 원, 지난해 66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캐롯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56.24%로, 전 분기 대비 33.2%포인트 급락하기도 했다.
캐롯은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한화손보와 협의체를 만들어 합병·유상증자 등을 검토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4일 한화손보는 공시를 통해 캐롯손보의 주식 2586만4084주를 2056억 3923만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한화손보 자기자본대비 6.96%규모다.
한화손보는 기존에 캐롯손보 지분 59.6%를 보유했었는데 티맵모빌리티, 스틱, 알토스벤처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을 이번에 인수했다.
한화손보는 캐롯 출범 이후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운영하고 있지 않고, 또 캐롯은 장기 보장성보험을 판매하지 않았다. 캐롯을 인수할 경우 한화손보는 캐롯이 보유한 이는 자동차보험 계약을 흡수할 수 있다. 캐롯이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계약 건수는 67만 6800건으로 캐롯의 전체 계약의 91.3%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