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 1년 전보다 20%↑
공사비 떨어질 요인 찾기 어려워…'초양극화' 우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올해에도 비싸진 공사비 탓에 아파트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두드러진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는 1년 전보다 20.43%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건설사의 공사비를 안정시킬 요인은 찾기 어렵고 상승시킬 요인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공사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난해까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32로 2020년 100을 기준으로 30%가량 올랐다.
공사비에 적용되는 요소인 건축 자재 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공사 원가의 40%에 달하는 인건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부담을 더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시중 노임단가는 27만4286원으로 2021년 9월 대비 16.31% 상승했다.
대외적으로는 러·우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유 등 자원 가격 상승, 미국 트럼프 대통령 시대의 외교 불확실성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기조, 고환율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 국내 탄핵 정국 장기화로 인한 정치 불확실성 증가 등이 지목된다.
분양가 상승을 우려한 건설사들은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을 줄이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수도권 및 핵심 입지 분양은 더 비싸져도 수요가 있고, 지방 신규 공급 주택은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는 부동산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양 물량이 줄면서 전반적으로 신규 주택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핵심 지역 신규 공급은 가격이 올라도 인기가 있고, 나머지 대다수 신규 공급은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마저도 수도권에만 해당하는 일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사비 지원 방안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한 국정 마비 사태가 지속되면서 언제 시행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을 넘어 공공사업도 지난해보다 침체될 조짐이다. 정부의 올해 SOC 예산은 25조4344억 원으로 전년(26조4422억 원) 대비 3.8% 줄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 수도권 핵심 입지만 수요가 유지되는 초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대외 여건은 물론이고 대출 규제도 수요 억제 효과를 내고 있어 작년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