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화요일(花曜日)

2025-06-04

화요일(花曜日)

김남규(1982∼)

하늘은 필 듯 말 듯

손그늘에 드나들고

스치듯 말해도

서로를 흠뻑 적시며

떼쓰는

봄날, 봄의 날

소꿉놀이

허밍처럼

우리는 지는 사람

진다고 흔들리는 사람

저수지 한 바퀴 돌면

계절 하나 바뀌겠지

꽃나비

가만 내려앉듯

어깨 건드는

일몰 한 점

-나의 소년에게(헤겔의 휴일)

시조의 미래

200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으니 등단 17년을 헤아리는데도 김남규는 젊은 시인이다. 무심코 보면 자유시를 읽은 건지, 시조를 읽은 건지 구분하지 못한다. 그만큼 그의 시 세계는 분방하며, 형식도 자유롭다. 시조 리듬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만약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시조를 쓰지 않더라도, 나 혼자 시조를 쓰고 있다면, 시조는 살아 있는 것”이라고 결기를 세운다. 제목에서 말하듯 ‘꽃의 요일’과도 같은 우리 전통 시 시조의 미래라고 하겠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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