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톡신'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점령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대웅제약 '나보타'가 점유율 14%로 2위권에 올랐고, 중국에서는 휴젤 '레티보'가 15% 점유율을 확보했다. 한국산 톡신이 글로벌 미용의료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 레티보는 중국에서 '1인 1바이알' 문화 확산에 힘입어 대형 체인 클리닉을 중심으로 50유닛 제품 수요가 급증, 해당 용량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전체에서는 점유율 15% 이상 확보하며 3위를 기록했다. 휴젤은 현지 파트너사 사환제약과 협력해 의사 교육과 정품 인증 캠페인을 5년간 꾸준히 이어오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왔다.
지승욱 휴젤 사업총괄 부사장은 “앨러간의 고가 톡신과 중국 헝리의 저가 제품 사이에서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 한국 1등 톡신'으로 포지셔닝해 중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면서 “론칭 초기부터 정품 캠페인을 진행해오며 시장 질서 확립 활동 등이 시장 내 신뢰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휴젤은 2027년까지 중국 시장 성장률 20~25% 달성과 함께 '정품·학술·프리미엄 포지셔닝'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 부사장은 “중국 내 톡신은 단순 주입 시술에서 복합, 맞춤형 치료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다양한 제품과 병행 시술이 가능한 핵심 시술이기 때문에 시술자들의 기술적 이해도와 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정품, 학술, 프리미엄 포지셔닝'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레티보 브랜드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휴젤은 내년부터 미국 공략도 본격화한다. 2028년까지 미용 톡신 시장 10% 점유율을 목표로, 브랜드 고급화와 의료진 네트워크 확장 전략을 병행한다.
대웅제약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다. 승인 이듬해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18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현재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는 미국 미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점유율 14%로 2위다. 상반기 매출은 1154억원, 연내 2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성공 비결로 기술력, 품질 신뢰도, 브랜드 중심 마케팅을 꼽는다. 나보타는 '하이-퓨어 테크놀로지'와 감압 건조 공정을 통해 내성 유발 불활성 톡신을 최소화했다. 또 현지 파트너 에볼루스의 브랜드 중심 마케팅도 주효했다. 에볼루스는 나보타를 '뷰티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며 MZ세대 감성에 맞춘 소셜 마케팅을 강화했다. 오는 7일 발표되는 3분기 실적에서 성과가 구체적 수치로 확인되면, 나보타의 글로벌 위상은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올해 89억달러(약 12조7003억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157억달러(약 22조3739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1.7%다. 미국 톡신 시장은 약 8조원, 중국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은 의약·미용 산업이 융합된 대표적 고부가가치 시장”이라며 “한국 톡신은 기술력, 가격 경쟁력, 신뢰받는 브랜드 이미지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