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 한부모가족이 경제적 어려움과 양육 부담 등에 시달리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부모가족의 시간 및 경제적 자원과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부모 가구 수는 약 149만 가구로, 양부모 가구 대비 소득과 자산 수준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는 생계와 돌봄을 모두 책임지는 구조적 한계로, 일을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보장행정 데이터(2021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 한부모 가구의 31.4%가 소득 하위 10%에, 20.0%가 하위 10∼20%에 속했다. 즉, 과반수가 소득 하위 20%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일하는 한부모 가구 역시 1∼2분위 집중도가 높았으며, 4분위 이하에 69.0%가 분포했다.
반면, 양부모 가구는 소득분위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었고, 1∼2분위 비중은 16.1%에 불과했다. 특히 양부모 맞벌이 가구는 상위 5∼10분위에 70.8%가 몰려 경제적 안정성이 더 높았다.
시간 자원 측면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일하는 한부모는 근로, 양육, 가사를 병행하면서 극심한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취학 아동을 둔 한부모 가구의 자녀 돌봄 시간이 감소한 것도 이들의 구조적 시간 제약을 방증한다.
2019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가구의 가정 관리 시간은 전체 요일 기준 평균 2시간 15분으로, 맞벌이 가구(1시간 41분)보다 30분 이상 길었다.
자녀 돌봄 시간은 한부모 가구가 29분, 맞벌이 가구가 52분으로 나타나, 맞벌이 가구가 상대적으로 자녀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특히 미취학 아동이나 만 10세 미만 자녀를 둔 경우, 맞벌이 가구는 2004년 68.9분에서 2019년 83.1분으로 돌봄 시간이 늘어난 반면, 일하는 한부모 가구는 같은 기간 126.2분에서 60.0분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한부모 가족 지원정책의 주요 문제로 ▲신청주의에 따른 낮은 접근성 ▲전부 또는 전무 방식의 경제 지원 구조 ▲불안정 고용으로 인한 시간 지원 정책 사각지대 ▲최근 저출산 대책에서 한부모 특수성 반영 부족 등을 꼽았다.
특히 돌봄 공백이 큰 한부모 가구가 시간 지원 정책에서 소외되는 점을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책 개선방향으로 ▲유연한 제도 기준 마련 및 점진적 혜택 구조 도입 ▲현실을 반영한 재산 산정 기준 개선 ▲간소화된 행정 절차 마련 ▲자녀 기준의 시간 지원 총량 도입 ▲돌봄 서비스 접근성 강화 및 비정형 시간대 지원 확대 ▲다양한 고용 형태를 고려한 제도 설계 등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한부모가족이 사회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책 홍보를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