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이 30대가 되면 인간관계가 좁아진다고 합니다.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아무래도 대학·대외 활동·아르바이트 등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의 비중이 높을 겁니다. 보통 20대 후반·30대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이때부터는 일상의 범위가 다소 한정적으로 바뀝니다. 이 시기에 새롭게 형성되는 인간관계는 기껏해야 직장 동료. 소위 말하는 ‘자연스러운 만남’은 기대하기 어렵게 됩니다. 어릴 때 형성한 인간관계 역시 각자 가정을 꾸리거나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등 연결고리는 점점 끊어지기 일쑤입니다.
제 주변만 보더라도 많은 이가 이런 환경에 놓여 있으며, 대부분 늘 새로운 인간관계를 염원합니다. 하지만 10‧20대 당시처럼 순수하게 사람 자체만을 바라보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은근한 경계와 경쟁. 이 사람과의 관계 형성으로 인해 돌아오는 실리와 손해는 무엇인지, 철저히 계산기를 두드려봅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감정 소모를 겪고,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죠.
많은 청년이 그러한 환경에 처했다고 염두에 두었을 때, 이제 30대의 절반에 다다른 저는 생각보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이 제법 여럿 찾아옵니다. 직업의 특성도 있겠지만, 대체로 커뮤니티를 통해서 교류의 접점을 만들어내죠. 우리가 하는 여러 활동이 재밌어 보이거나,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유입됩니다. 커뮤니티에 어떤 분이 가입 의사를 보내주시면, 우선 ‘커피챗’이라 불리는 캐주얼한 소통을 진행합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나 서로를 단편적으로 파악하고, 커뮤니티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비슷한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죠.
때문에 저는 언제나 신규 가입자가 있으면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합니다. 커뮤니티의 기본 정보와 역사, 향후 비전을 응축해 놓은 자료를 토대로 커뮤니티가 가진 생산성을 역설하죠. 회사에 신입이나 인턴이 들어왔을 때 기초 교육을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아니면 고객, 클라이언트에게 우리의 서비스는 믿을 만하다고 영업하는 게 이런 느낌일까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모든 것을 드러낸다.’ 커뮤니티의 운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종교·남녀 문제 등 커뮤니티에 따른 여러 잠재적 문제가 많은 상황에서, 이런 투명성은 우리와 함께할지 말지 고민하는 청년의 마음을 잡아둘 수 있는 최적의 카드입니다.
한번은 가입 문의를 한 청년과 한 시간 가까이 커뮤니티에 대한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적 있습니다. 커피챗을 마친 뒤 그 청년은 궁금한 거 없냐는 제 질문에, “활동 소개를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라며 흔쾌히 소속 의사를 보냈습니다. 이렇게까지 했기 때문에 우리 커뮤니티는 좋은 청년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겁니다.
이제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운 시기라면, 제가 나름대로 내린 이를 타개하는 방법은 ‘인간관계의 세일즈화’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것은 커뮤니티 자체가 가진 건강한 조직력과 역량을 향상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고객이 상품을 믿고 구매하듯이, 청년이 커뮤니티를 믿고 분위기에 동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냅니다. 나는 어떻게 상대방을 설득하고 신뢰를 주는가? 이 질문의 답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노상훈 울산 청년 작가 커뮤니티 W 대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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