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피해금액 221조까지 늘어났다…"LA 산불, 14일 가장 위험"

2025-01-13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를 덮친 거대한 산불이 수일 째 잡히지 않으면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기 위해 바닷물까지 끌어다 쓰고 있지만 '재앙' 수준의 화재를 잡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NWS)은 오는 15일까지 화재 상황에 대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적색경보는 기상청이 발행하는 경고 중 가장 강력한 경보다. '산타 아나(Santa Ana) 바람' 같은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강풍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미 서부 내륙에서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과 태평양 연안을 향해 부는 산타 아나 바람은 방향 예측이 어렵고 최대 풍속이 160㎞/h에 달해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리는 국지성 돌풍이다. NWS는 이 바람이 1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기상학자 리치 톰슨은 "매우 강한 돌풍이 불고 대기가 매우 건조해서 여전히 매우 위험한 화재 조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14일이 가장 위험한 날"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산타 아나 바람 탓에 지난 7일부터 남부 해안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팰리세이즈 산불’을 시작으로 ‘이튼 산불’, ‘허스트 산불’, ‘케네스 산불’ 등 4건의 주요 산불이 일어났다. 12일까지 불 탄 면적만 샌프란시스코(121.4㎢)보다 넓은 약 160㎢에 이른다. 화재로 전소된 주택도 1만2000채에 달하는데, 영화배우 멜 깁슨과 억만장자 상속녀 패리스 힐튼,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 등 유명 인사들의 저택도 피해를 입었다. LA카운티 검시관실에 따르면 인명 피해도 이날 기준으로 사망자가 24명까지 늘었다. 경제적인 피해는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간기업 아큐웨더는 지난 9일 "이번 산불로 인한 총 경제적 피해가 1350억 달러(약 199조원)에서 1500억 달러(약 221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기 위해 수감자들을 대거 동원하거나 바닷물을 퍼나르는 등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 현재 LA카운티 소방당국은 가장 피해가 심각한 팰리세이즈 화재 진화에 태평양 바닷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 바닷물을 소방용수로 써도 진화 효과는 민물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한다. 다만 바닷가까지 거리가 멀어 소방용 항공기 봄바디어 CL-415 '슈퍼 스쿠퍼'를 동원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염분으로 소방장비가 부식될 수 있고, 토지 오염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소방용수가 바닥났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란 게 현지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소방용수 고갈의 원인으로는 사설 소방 업체가 거론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설 소방 업체 이익단체인 전국산불방제협회(NWSA)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소방관의 45%가 민간 소방관인데, 이들이 계약한 주택 화재 등에 소방용수를 끌어대 쓰다 보니 정작 산불 잡는 물은 태부족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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