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스위스 정부의 새로운 자본 규제에 반발하며 본사를 취리히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 경영진이 최근 몇 달 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UBS 본사의 미국 이전 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스위스의 핵심 자산인 UBS 유치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UBS의 미국 접근은 스위스 정부의 자본 규제 제안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위스 정부는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여파로 크레디트스위스(CS)가 파산 위기에 처한 일을 계기로 은행 붕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들의 자본 보유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요구대로라면 UBS는 26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추가 자본을 보유해야 한다.
UBS는 이 같은 요구가 과도하다고 반발하면서 “새 규제가 국제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UBS의 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투자사인 세비안 캐피털도 “스위스에서 대형 국제 은행을 운영하는 것이 실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본사 이전 논의가 실제 실행을 위한 검토보다는 UBS의 대정부 협상 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FT에 “UBS 경영진이 스위스 의회를 설득해 현재 제안된 규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본사를 스위스에 유지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UBS는 공식 입장문에서 “스위스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성공적으로 운영을 이어가길 원한다고 거듭 밝혀왔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