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엔 단독주택이었는데 구조가 희한했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2개의 현관문.
그 좌측 우측 통로엔 빙 둘러가면서 3~4개씩 쪽문이 나 있었다.
흡사 옛날 여관방, 여인숙 같은 형태.
원래는 벽이었을 곳에 문을 내고 칸막이를 쳤다.
1층에만 10가구가 넘는 집이 있었다.
쪽방마다 사람들이 다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좁은 마당부터 이미 썩은 냄새가 스며 있었다.
현장은 왼쪽 현관 통로 좌측 두 번째 방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방이었다.
신발을 신고 벗는 공간이 없었다.
그냥 방문을 열기 전 통로에 신발을 벗어놓는 구조였다.
60대 여성이 사망한 현장이었다.
대부분 여성 고독사 현장에 짐이 훨씬 많다.
아무리 혼자 살고 찾는 이 없어도 여성은 그래도 살림을 산다.
작은 냉장고라도 음식물을 채워놓고, 볼품없는 싸구려일지라도 수납용 가구를 들여놓는다.
그래서 되레 남성 고독사의 텅 빈 공간이 더 기억에 남을 때가 많다.
그들의 마음처럼 텅 빈 냉장고.
스스로 버린 삶처럼 더러워진 이불과 옷가지들.
그런데 이번 현장은 달랐다.
“이렇게 짐이 없어?”
사람이 살았던 게 맞는지 의문스러울 만큼 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