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한알 한알에 심은 꿈

2024-10-02

'석류 화가' 승지민의 여성학

‘석류 작가’로 알려진 승지민,

그의 석류는 포슬린 아트에서 비롯됐다.

포슬린 아트는 유약 작업 후 1200도에서 구운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고 800도에서 한 번 더 굽는 ‘상회 기법’이 근간이다.

그렇다면 그가 포슬린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뭘까?

“남편과 미국 유학을 떠나 아이 둘을 낳아 키우며 여성학을 공부했죠.

박사학위에 지원할 무렵, 남편이 한국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외환위기 부담과 아울러 시아버님의 종용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죠.

여성학 교수가 돼 여성을 위해 살고 싶었던 꿈은 그렇게 접었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폴란드로 발령받았어요.

거기서 주부로서 아이들을 돌보던 차에 포슬린 아트를 배우게 됐습니다.

그저 시간 때우기로 배우게 된 포슬린 아트가 취미가 되고,

나아가 이탈리아, 독일 등 전문 아카데미를 찾아가 공부하며 시작했죠.”

그는 한국에 돌아와 아카데미를 열고,

포슬린 아트 강좌를 시작했다.

이는 우리나라 땅에 연 최초 포슬린 페인팅 아카데미였다.

그는 강좌뿐 아니라 전업작가 활동 또한 왕성하게 이어갔다.

그렇다면 여성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어린 시절의 꿈은 접은 걸까?

“그 꿈은 제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작품의 소재인 석류는 풍요로움과 여성성의 상징입니다.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을 예찬하던 저에게

석류는 마치 생명처럼 다가왔죠.

그렇게 석류에 빠져들었고,

급기야는 석류 속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가 ‘석류 작가’로 불리는 이유였다.

그의 석류는 포슬린 아트를 넘어 달항아리, 토르소, 캔버스로 진화 중이다.

“2010년, G20 행사에 작품 시연을 의뢰받았습니다.

그때 백자 달항아리에 시연했습니다.

이 달항아리 또한 제게는 생명을 잉태한 여성성의 표현이었습니다.”

오는 15일 시작하는 그의 전시 제목이 ‘Sister Spirit’이다.

‘Sister Spirit’은 깊은 유대의 힘을 지닌

‘자매 정신’으로 함께하자는 의미다.

책에서 구하던 그의 여성학은

이렇듯 캔버스에서 구현되고 있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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