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한국수어통역사협회(이하 수어협회)가 전날 한국농아인협회(이하 한농협)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이하 재단)을 대상으로 낸 성명서에 대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서를 19일 발표했다.
수어협회는 이날 '방송 수어통역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모순적 주장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최근 한농협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불신이 팽배한 장애인방송의 공공성 시늉을 당장 멈춰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방송 수어통역의 질 저하와 장애인방송의 공공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주장이 방송 수어통역사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오히려 수화통역사 제도의 가치를 부정하는 모순된 주장임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수어협회는 "현재 수어통역사 자격증은 공신력 있는 기준에 따라 발부되며, 이 자격증을 소지한 수어통역사들은 방송국과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전문적인 방송 수어통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수어통역사의 자격과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장치이며, 방송 수어통역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어협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농협은 방송 수어통역의 품질을 비판하며, 농인들이 수어방송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는 수어통역사 자격제도를 운영해온 한농협 스스로 그 제도의 신뢰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오히려 한농협이 그동안 수어통역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한농협의 성명 내용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어협회는 "한농협이 방송 수어통역사의 채용 절차를 문제 삼으며 ‘개인 인맥에 의존한 채용’이라는 주장을 펼친 것 역시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방송 수어통역사들은 수어통역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엄격한 심사와 자격 검증을 거치며, 실제 방송 현장에서 수준 높은 통역을 수행하고 있다"고 줒2ㅏㅇ했다.
이어서 현재 수어통역사들의 처우가 열악한 현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수어협회는 "서울 외 지역방송을 담당하고 있는 수어통역사들의 환경과 처우가 심각하다"며 "많은 지역방송 수어통역사들이 지역사회재활시설 수어통역센터에 근무하면서 지역방송 수어통역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센터 업무와 방송 수어통역을 동시에 하다보니 방송 수어통역의 전문성과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방송 수어통역으로 발생한 통역비가 일정 비율로 센터의 수입원이 되고 있어 수어통역사들의 노고가 정당하게 보상받기는 커녕 한농협 소속 지역 협회들의 돈벌이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어협회는 한농협에게 △수어통역사 자격제도의 가치를 인정하고, 고품질의 수어통역사 양성을 위한 실질적 지원 방안 마련 △방송 수어통역의 품질을 논하기 전에, 수어통역사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보수교육과 평가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개선 △방송 수어통역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며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듯한 모순적 주장 즉각 중단 △한국수어통역사협회와 같은 수어통역 전문가 단체를 중심으로, 방송 수어통역의 품질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