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
김장겸 "MBC, 조직문화가 반사회적 변질
방문진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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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으로 향년 28세에 유명을 달리한 오요안나 전 MBC 기상캐스터 사건이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정기 이사회에 보고됐으나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보고와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인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MBC 전현직 종사자들과 법조·언론단체들은 방문진 이사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 사건의 방문진 정기 이사회 보고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 강명일 MBC 제3노조위원장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자유언론국민연합' 등이 함께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 오요안나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MBC는 정치적 편향성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반(反)사회적으로 변했다"며 "방문진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회견장에 선 오정환 전 보도본부장은 "어제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 정기 이사회가 있었는데, 안형준 사장 등 경영진은 이렇게 보고했다고 한다"며 "오요안나 씨는 프리랜서니까 근로자가 아니고, 그래서 지금 MBC가 하는 진상조사도 근로기준법상 '직장내 괴롭힘' 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상캐스터의 일이 MBC 직원과 정말 다른지, 도급계약에 불과했다면 왜 퇴근을 못하게 하고 선배들이 괴롭힐 수 있었는지 MBC가 조사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게 됐다"며 "그렇다면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이 나서야 하는데 그것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강명일 MBC 제3노조위원장은 "야권 추천 이사인 박선아 방문진 이사가 '이 사건은 한 명(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이 사망한 것이기 때문에 대형 참사가 아니므로 사실관계 조사에서 유가족의 조사 참여는 부적절하다고 얘기를 했단다"며 "이것이 지금 공영방송 경영진의 현 주소"라고 규탄했다.
이상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김장겸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김 의원이 주선한 기자회견 직후 긴급 성명을 통해 방문진의 태도를 질타하며 이사들의 거취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MBC를 관리하고 감시해야 할 방문진의 태도가 가관"이라며 "노골적으로 (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방해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같은 편인 MBC 경영진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린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까지도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임기를 마친지 6개월이 지난 권태선 이사장을 비롯해 현 방문진 이사들은 자리에 연연할 게 아니라 즉각 책임지고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