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래·양혜규·정희민, 현대미술의 중심지서 K아트 빛낸다

2024-10-09

현대 미술의 중심지 영국 런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국 여성작가들의 전시가 개최돼 세계 미술계의 눈길이 한국 여성 작가들에게 집중된다. 아트페어(미술장터) 프리즈 런던 개최와 맞물려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런던을 방문하는 만큼 한국 여성작가의 글로벌 입지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화제가 되는 작가는 테이트모던 터빈홀을 장식할 이미래(36)다. 현대자동차와 테이트모던은 한국 작가 이미래의 개인전 ‘현대 커미션:이미래: 열린 상처’를 9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테이트모던과 현대자동차의 파트너십 ‘현대 커미션 시리즈’의 아홉 번째 행사다. 테이트모던은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매해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터빈홀에서 신작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루이스 부르주아, 애니시 카푸어, 아이웨이웨이 등이 모두 이 프로젝트를 거쳐간 작가들이다. 작가 이미래에게는 첫 번째 영국 기관 전시이기도 하다.

이미래는 지난 2022년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와 2023년 미국 뉴뮤지엄 개인전 등을 거치며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주로 기계 장치 등 산업적이고 기술적인 물질이 가진 즉물성과 운동성을 탐구해 실험적인 미학을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이미래는 테이트모던의 상징인 터빈홀을 신체, 그 중 특히 내장을 닮은 산업적 건축물로 변형 시켜 선보인다. 터빈홀은 관객을 압도할 만한 규모의 거대한 54개의 쇠사슬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 쇠사슬에는 ‘가죽’이라고 이름 붙인 직물 조각이 매달려 있다.

전시장 동쪽 끝에는 7미터 길이의 거대한 터빈이 있다. 이 터빈은 천천히 회전하며 실리콘 튜브를 통해 점성의 분홍색 액체를 바닥에 위치한 트레이로 흘려 보낸다. 직물조각은 이 액체를 흡수해 건조된 뒤 완성되는데, 현재는 100개지만 전시 기간 동안 터빈이 작업을 계속 하면서 내년 3월 7일 폐막 즈음엔 150여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작가는 재생과 소멸, 성장과 쇠퇴와 같은 주제 의식을 심화할 계획이다.

9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는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작가 양혜규(53)의 개인전 ‘양혜규: 윤년’ 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양혜규의 작품 일부를 선보이는 전시가 아닌 작가의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서베이 개인전이다. 설치, 조각, 콜라주, 텍스트, 비디오, 벽지 등 총 12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되는 대규모 전시이기도 하다.

양혜규는 건조대, 전구, 나일론 방울, 손뜨개 실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상적인 사물과 산업용품을 독특한 조각이나 다양한 매체가 결합된 설치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충실히 반영하는 연작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대표작들이 소개된다. 또한 2006년 과거 작가가 살았던 인천 폐가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 ‘사동 30번지’ 전시 현장도 재현된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화제가 된 정희민(36)은 타데우스 로팍 런던 지점에서 유럽 첫 개인전 ‘움브라’를 9일부터 11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정희민은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와 조각으로 변환하며 물질의 잠재성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장례 의식인 ‘초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젤름 키퍼, 게오르크 바젤리츠 등 세계적인 작가들과 함께 하고 있는 타데우스 로팍에서 한국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는 건 이불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