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 내부서 "제타앱, 바뀐 게 뭔가"…출시 하루 앞두고 '우려'

2025-03-31

【 청년일보 】 롯데마트·슈퍼의 상반기 야심작 '롯데마트 제타(이하 제타)'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내부에서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번 제타가 'e그로서리 사업 본격화'라는 포부와 달리,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신규 기능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슈퍼는 내달 1일 제타의 원활한 출시를 위해 막바지 점검에 나섰다.

이에 앞서 롯데마트·슈퍼 일부 관계자들은 2월 초부터 제타에 대한 기능 평가를 위해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들은 제타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제타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신규 기능으로 '인공지능(AI) 장 보기'와 일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을 거론하고 있다.

제타를 사용한 한 내부 임직원은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기능적 개선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혁신'이라고 칭하기에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타 홈 화면에서 장바구니 옆 가격 정보가 바로 표시된다는 것 외에 눈에 띄는 것이 없다"며 "조심스럽지만, 부정적 평가가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와 같은 임직원들의 내부 평가가 현실로 드러날 경우 롯데쇼핑의 차세대 사업인 오카도(Ocado)와의 협력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협력 사업을 담당하던 e그로서리사업단을 2024년 10월 롯데온에서 롯데마트로 통합하기도 했다.

또한, 롯데쇼핑은 2026년 가동 예정인 부산 첨단 물류센터(CFC)에 오카도 시스템을 적용하고, 이를 제타와 연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2030년까지 투입되는 금액만 9천500억원이다.

제타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는 롯데쇼핑의 차세대 계획의 '첫 시작'격으로, 롯데쇼핑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감도 높다.

실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온오프라인 사업조직이 원팀으로 거듭나 국내 그로서리 1번지로 우뚝 서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이번 e그로서리사업단와의 조직 통합으로 롯데 그로서리 사업이 완전한 원팀으로 거듭나게 됐다"며 "통합의 시너지를 발판 삼아 수익성과 효율성 개선은 물론, 고객에게는 혁신적인 온·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해 국내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제타가 소비자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롯데쇼핑의 차세대 사업은 물론 수익 개선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제타에 관해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롯데쇼핑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미 롯데쇼핑은 업계에서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모든 부문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액을 투자한 오카도 협업의 첫 발이라고 볼 수 있는 제타가 그간의 공언과 달리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기능적 혁신이 없을 경우 더 이상 롯데쇼핑이 물러설 곳은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이미 롯데쇼핑은 과거 롯데온의 사례에서 '실패의 전례'를 만든 바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능통한 한 학계 인사도 "롯데는 제타의 기능적 혁신이 부재해 있다면 차라리 출시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것이 나을 것"이라면서 "공언된 앱 출시 시기에 연연하는 것보다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제타를 써야겠다'는 인식이 들 때까지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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