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클럽' 진입한 스타벅스, 신세계푸드 거래는 줄였다

2025-04-01

사상 최대 실적에도 '베이커리 전담' 신세계푸드 거래액 감축

'스타벅스-신세계푸드' 동반성장 분위기에 변화...SPC, CJ 등 거래는↑

작년 25주년 맞아 '푸드 경쟁력 강화' 전면에...공급 다변화 움직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3조 클럽'에 진입한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해 관계사 신세계푸드와의 거래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벅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양사 간 거래가 감소한 것은 이례적 사례다. 스타벅스가 '푸드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SPC삼립, CJ푸드빌 등 여타 협력사 거래를 늘린 것으로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스타벅스코리아(에스씨케이컴퍼니, 이하 스타벅스)에서 거둔 특수관계자 매출은 2262억원으로 전년 동기(2369억원) 대비 4.5% 감소했다.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그룹의 식품 계열사로 스타벅스에 케이크, 샌드위치 등 베이커리류 대부분을 납품해온 주력 거래처다. 스타벅스 또한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분 67.5%를 보유한 계열사로 양사는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스타벅스가 이른바 '3조 클럽'에 오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신세계푸드 거래액이 줄어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매출은 3조 1001억원으로 전년(2조9295억원)보다 5.8%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5% 늘어난 1908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스타벅스가 호실적을 내면 자연히 베이커리류를 도맡는 신세계푸드의 수혜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양사의 거래액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타격을 입었던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스타벅스 등 카페·식당의 매장 내 음식 섭취가 금지되면서 베이커리 등 푸드류 판매가 비교적 저조했기 때문이다. 특수상황이었던 2020년 외에 스타벅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올랐음에도 신세계푸드와의 거래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실제 신세계푸드가 스타벅스에서 올린 특수관계자 매출은 ▲2014년 79억원 ▲2019년 1373억원 ▲2020년 1350억원 ▲2021년 1731억원 ▲2022년 1983억원 등으로 거의 매년 증가했고 ▲2023년 236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신세계푸드의 전체 매출에서 스타벅스 비중도 2019년 10.4%에서 2023년 15.9%로 늘었다. 이후 지난해 거래액은 22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지난해 기점으로 스타벅스와 신세계푸드의 동반성장 분위기에 변화 기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신세계푸드와 거래를 줄이는 대신 SPC삼립, CJ푸드빌 등 여타 협력사 거래를 늘렸다. 관련해 SPC삼립은 스타벅스에 티라미수, 바스크초코치즈케이크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 전체 매출이 오른 만큼 관련 제품 공급량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CJ푸드빌도 지난해 말부터 스타벅스 공급을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토피넛 라떼 케이크를 납품한데 이어 현재 단호박 에그샐러드 샌드위치를 공급 중이다. 스트로베리 레이어 케이크 등 추가 공급도 준비 중이다.

이같은 스타벅스의 변화는 '푸드 경쟁력 강화'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맛있는 빵집을 찾아다니는 '빵지순례'가 유행하면서 스타벅스는 2023년 하반기부터 케이크, 샌드위치, 베이커리류를 포함하는 푸드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빵지순례 문화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매장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푸드류 라인업을 확대,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취지다. 당시 맥도날드 출신의 F&B(식음료) 전문가 최현정 셰프를 식음개발담당으로 영입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스타벅스가 국내 출범 25주년을 맞으면서 해외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도넛, 샌드위치에서 모티브를 얻은 푸드 신제품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매달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한 푸드를 소개하는 '테이스티 저니(Tasty Journey)'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월 다양한 푸드 브랜드와 협업하는 테이스티저니 푸드를 비롯해 매장 컨셉에 어울리는 특화 상품 등 차별화된 푸드 상품을 지속해서 개발함으로써 푸드 경쟁력 강화와 고객 경험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협력사와 함께 푸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협력사로부터 푸드 상품을 공급 받고 있으므로 거래 금액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1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점포 수를 늘리며 꾸준히 성장했다.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04년 100호점 ▲2016년 1000호점 ▲2019년 1378호점 ▲2020년 1508호점 ▲2021년 1639호점 ▲2022년 1777호점 ▲2023년 1893호점 ▲2024년 2009호점 등으로 빠르게 늘었다. 올해도 100개 이상 신규 점포를 연다는 방침이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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