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답 안 하는데 질문만 하는 윤석열 조사, 왜 할까?

2025-10-16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지난 15일 석 달 만에 ‘사건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검사는 대답 없는 피의자를 앞에 두고 하루 내 질문만 던진 셈인데, 특검 측은 이런 조사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조사라고 설명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반이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15일 특검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조사가 시작된 오전 10시14분부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특검 측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특검은 이를 조사 불응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조사는 오후까지 이어졌고 오후 6시51분 마무리됐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계속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침묵을 지키는 윤 전 대통령 앞에서 특검팀 검사는 수 시간에 걸쳐 질문만 계속 한 셈이다. 특검 측은 16일 “어제 조사에서 준비한 질문을 모두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묵묵부답 앞에서 질문지만 읽어 내려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1월 현직 대통령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을 처음 체포했을 때도 그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하던 공수처는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토대로 10시간 넘게 ‘돌아오지 않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특검은 이런 대답 없는 조사 역시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진술 거부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질문에 피의자가 보이는 반응이 수사의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피의자에게 수사기관이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했다는 걸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박지영 특검보는 “질문과 증거제시를 통해 방어권 보장 기회를 줬지만 진술을 거부하면 (방어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재판에서의) 양형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조사의 실익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조사에서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무인기 작전을) 일일이 보고받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 요구로 조서에 이 발언을 담진 않았다. 특검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윤 전 대통령 등을 재판에 넘기면서 무인기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 특검보는 “(15일 조사는) 외환 혐의에 대한 본인의 태도를 확인하는, 충분한 의미가 있는 조사였다”며 “(윤 전 대통령을) 추가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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