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장에 참고인 조사 일정 담겨
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정숙 여사에게 참고인 조사 일정이 담긴 소환장을 보냈다고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전직 대통령 자녀 해외 이주 부정 지원 사건' 등과 관련해 전날(20일) 김 여사 측에 소환장을 보내 참고인 조사를 받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20일) 오후 늦게 검찰 소환장이 평산마을에 왔다"고 말했다. 소환장엔 특정 날짜가 아닌 검찰이 김 여사 출석을 원하는 기간이 적시됐다고 한다.
윤건영 "김 여사 소환은 망신주기"
윤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전 사위 취업과 관계도 없는데 김 여사를 소환하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망신주기이고, 정치 탄압"이라며 "참고인은 소환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고, 개인적으로 김 여사도 소환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검사가 평산마을에 와 핸드폰을 반납하고 조사하겠다면 생각해 볼 수도 있다"며 김건희 여사 사례를 겨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 명품백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조사해 논란이 일었다.
문 전 대통령 부부 대응과 관련해선 "어제 오후 늦게 소환장을 받았다. 변호인 선임과 법적 문제를 고민하고 나서 소환에 어떻게 대응할지 성명을 내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에 전주지검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檢, 文 조사 시기·방법 검토
검찰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다음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사위 서모(44)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전무로 채용하고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원)와 주거비(월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준 게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지난 8월 30일 문 전 대통령 딸 다혜(41)씨 서울 집과 제주 별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혜씨는 2018~2020년 가족과 함께 태국에 머물 때 최소 3명 이상 청와대 직원과 돈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입사하기 전 다녔던 게임회사 토리게임즈(2016년 2월~2018년 3월) 취업 경위와 다혜씨와 문 전 대통령 자서전 『운명』 등 출판사 간 금전 거래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앞서 전주지검은 이 전 의원의 서씨 채용과 태국 이주 지원 전후에 문 전 대통령 내외와 다혜씨 부부의 경제적 의존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과 이달 1일, 이달 7~8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다혜씨에게 검찰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혜씨 측은 "형사소송법상 참고인 조사는 출석 의무가 없으니 출석을 대체할 다른 방법을 고려해 달라"며 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서 이득 수취·취득자 조사 없이 사건을 처분할 수 없어 (다혜씨) 대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조사 시기·방법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이 사건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은 문 전 대통령(뇌물수수)과 이상직 전 의원(뇌물공여·업무상배임),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업무상배임),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