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한 원장의 잇몸이야기
치주과 전문의 닥터배치과 배승한 원장
필자가 약 15년 전 치과병원 인턴 시절에 겪은 이야기이다. 치과에도 인턴제도가 있어서 교정과, 치주과, 소아치과 등 여러과를 돌면서 교수님 어시스트 보조 및 일부분 진료참여를 하는 과정을 겪는다.
당시에 ‘구강내과’에서 인턴을 돌던 시절이었다. 젊은 여자 환자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입을 다물었을 때 교합이 되지 않고 음식이 씹히지 않는다는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에게 언제부터 그랬는지 문의하니 인터넷에서 2만 원 가량하는 이갈이장치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한 뒤부터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 제품을 직접 만져보면 아주 말랑말랑하고 치아홈이 없이 고무처럼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치과에서 교합을 맞추지 않은 부분에서 기인한다.
치과 이갈이 장치 같은 경우 정확하게 본을 뜬 뒤에 기공소에서 교합을 맞추어서 제작하게 된다. 이갈이 마우스피스 제작 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치아를 보호하는 장치의 특성도 중요하지만 위, 아래 교합을 제대로 맞추어서 교합이 달라지지 않게 하는 점이 아주 중요하다. 그래야 턱관절 또한 편안한 위치에서 유지되면서 치아 보호 기능 뿐만 아니라 턱관절에도 휴식이 부여된다.
최근에는 SNS, 인터넷에서 수많은 이갈이 마우스피스 장치를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나 쿠팡에 검색하면 수십 개의 제품이 올라온다. 심지어 최근에 친척 모임에서 한 친척 어르신께서도 장치를 끼시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 바로 새로 하나 만들어드렸던 기억이 난다. 생각보다 환자분들은 치과에서 이갈이 장치를 만드는 걸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다.
이갈이, 이 악물기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분들이 스스로 제어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집중하거나 긴장했을 때 그리고 수면 중에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물거나 이를 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자고 일어나면 턱이 아프고 뻐근한 경우도 종종 경험하실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그냥 방치하기보다는 이갈이 마우스피스 즉 치과 이갈이 장치 제작을 통해서 도움받을 수 있다.
반드시 치과 이갈이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치아가 심하게 마모되고 이가 시린분들, 그리고 치아에 금이 가서 씹을 때 통증이 있으신 분들, 턱관절이 종종 아프고 뻐근하게 불편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치과에 방문해서 상담받아 보시길 바란다. 적어도 인터넷에서 싸게 구입하려고 아무거나 사서 쓸 생각이라면 차라리 쓰지 않는 편이 낫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