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톱스타 판빙빙(44)이 최근 대만의 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정작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는 그 존재가 흔적 없이 지워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판빙빙은 지난 22일 대만 타이베이 음악센터에서 열린 '중화권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62회 금마장(金馬奬) 영화상 시상식에서 말레이시아 장지안 감독의 영화 '지모(地母)'로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판빙빙은 작품에서 1990년대 말레이시아 농촌을 배경으로 남편을 잃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판빙빙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감독이 대리 수상했다.
판빙빙은 이튿날 웨이보에 "600건의 축하 메시지에 답했다"며 "행복하고 어리둥절하다"라는 짧은 소감을 남겼으나 해당 글은 즉시 삭제됐다. 소속사가 웨이보에 남긴 축하글 역시 동일한 조치를 받았다. 웨이보를 비롯해 더우인, 샤오훙수 등 중국판 소셜미디어(SNS)에서 판빙빙 관련 게시물의 노출이 잇따라 중단됐고 일부 팬 커뮤니티 글도 삭제됐다.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전한 '판빙빙 지우기' 무섭다", "누군가 실시간으로 감시하다 글이 올라오는 즉시 삭제하는 듯", "중국 연예계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세력이 있다" 등 반응이 나왔다. 이후 판빙빙은 메타플랫폼의 SNS 스레드를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장문의 수상 소감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감독·배우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게시물은 3만 6000건이 넘는 '좋아요'를 기록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1998년 드라마 '황제의 딸'로 스타덤에 오른 판빙빙은 중화권을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고, 할리우드 작품 '아이언맨3',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2018년 거액의 탈세 스캔들에 휘말린 뒤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을 상대로 탈세 조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판빙빙은 종적을 감췄다. 그가 공식 석상은 물론이고 일상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실종·사망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국은 조사 이후 판빙빙에게 벌금 8억8000만 위안(약 1818억)을 부과했고, 판빙빙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출연 중이던 작품에서 하차했다.
이후 판빙빙은 활동 무대를 중국 밖으로 옮겼다. 할리우드 영화 '355'(2022)에 주연으로 참여했고, 같은 해 한국에 진출해 JTBC 드라마 '인사이더'에 특별출연했다. 2023년에는 한슈아이 감독의 '녹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다. 당시 판빙빙은 지난 몇 년간의 공백기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연기자는 때로는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침착하게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며 "몇 년간 스스로 가라앉히고 생각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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