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좌석 부족과 안전·운영 비효율 문제 해소
이원화된 고속철도 운영체계 통합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내년 3월부터 KTX와 SRT의 교차운행이 시작되고 2026년 말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기관통합이 추진된다. 정부는 고속철도 경쟁체제를 거둬들이는 데 대해 "정책 실패라기보다 10년간 비교경쟁을 거친 뒤 통합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8일 국토부 기자실에서 열린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 백브리핑'에서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고속열차 좌석 부족과 안전·운영 비효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원화된 고속철도 운영체계를 통합하기로 방향을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우선 좌석 부족이 심각한 수서역을 중심으로 KTX·SRT 교차운행을 추진한다. 내년 3월부터는 비교적 이용률이 낮은 서울발 KTX 일부를 수서역으로 투입해 서울역과 수서역 간 좌석을 유연하게 배분한다. 다만 이 단계에서는 선로 용량 한계로 전체 운행 횟수나 좌석 총량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후 KTX산천과 SRT 차량을 구분 없이 결합 편성해 기종점 제한 없이 운행하는 방식으로 확대한다. 안전성 검증을 거쳐 2026년 6월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본격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완전한 운영통합이 이뤄질 경우 하루 최대 1만6000석가량 좌석 공급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코레일과 SR 좌석을 합산한 추정치로 현재 하루 약 25만~26만석 수준인 고속철도 좌석의 약 4%에 해당한다.
요금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 국장은 "SRT가 KTX보다 약 10% 저렴한 구조는 유지된다"며 "통합 과정에서 중복 비용을 절감해 요금 인상 요인을 흡수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교차운행 단계에서는 기존 요금체계가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고속철도 경쟁체제를 되돌리는 데 대해 '정책 실패'라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윤 국장은 "SR은 2013년 설립돼 2016년 말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실제 경쟁체제가 작동한 기간은 매우 짧았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경쟁과 통합을 놓고 논의가 이어져 왔고,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 이해관계자 간담회를 거쳐 통합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KTX산천과 SRT는 차량 종류와 운행 노선이 다르기 때문에 통합 소프트웨어 구축과 기관사 교육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국토부·코레일·SR·철도공단이 참여해 한 치의 안전 문제도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관통합 이후 독점으로 인한 방만경영과 요금 인상 우려에 대해서도 대책을 언급했다. 윤 국장은 "철도는 항공과 달리 공공기관 간 통합인 만큼 정부가 충분히 관리·통제할 수 있다"며 "통합 로드맵을 구체화해 독점 부작용과 노사 갈등, 파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관통합 방식과 지배구조는 물론 사명과 브랜드 변경 여부도 연구용역을 통해 정할 방침이다. 현재 SR은 국토부와 코레일이 주주로 참여한 구조다. 윤 국장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코레일과 동일한 구조로 갈지, 다른 방식이 적절할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열차 도색과 복장 등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기관통합이 이뤄지는 2026년 말 이후가 될 전망이다. 윤 국장은 "통합에 필요한 비용 역시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국장은 "1년가량의 서비스 통합 기간 동안 국민들이 체감할 변화를 통해 통합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통합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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