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돕는 A 씨는 "아버지가 식당을 하신다. 일이 바쁘면 제가 서빙도 하고 계산일도 돕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A 씨에 따르면 전날 혼자 온 손님의 주문을 받게 됐다. 손님은 참치김치찌개를 찾았고,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찌개만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자 손님은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김치찌개에 돼지고기는 넣지 말고 김치와 두부를 많이 넣어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그렇게 만들어 드리는 게 어렵진 않지만 돼지고기가 안 들어가면 김치찌개 맛이 다를 수도 있고 손님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으니 그렇게는 안 드시는 게 좋을 듯하다. 차라리 참치김치찌개를 파는 식당으로 가거나 다른 메뉴로 드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고민하던 손님은 다른 식당으로 가는 것도 번거롭고 배가 많이 고프다며 김치와 두부만 넣어서 먹겠다고 했다.
A 씨는 "아버지에게 돼지고기를 안 넣고 만드니 양이라도 많이 드리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2인분에 가깝게 만들었다. 밥도 기본 양보다 넉넉하게 담아서 드렸다"라고 말했다.
식사를 다 마친 손님은 A 씨에게 "김치찌개를 한 입도 안 먹었다. 저는 원래 참치통조림을 넣어 만든 참치김치찌개만 먹는데 그게 먹고 싶었지만 여기는 그 메뉴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킨 거다. 막상 시켜서 먹으려니까 참치가 안 들어가서 안 먹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공깃밥과 같이 나온 밑반찬만 먹었다. 안 먹은 김치찌개 가격은 빼고 공깃밥 2000원, 밑반찬도 2000원으로 잡아 4000원만 계산하겠다. 김치찌개는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밥값을 전부 다 내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치찌개는 1인분에 8000원이었다. A 씨는 "속으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김치찌갯값이 8000원인데 반만 내는 건 말이 안 된다. 손님이 먼저 돼지고기는 넣지 말고 두부랑 김치를 많이 넣어 만들어 달라고 하셨잖아요' 하니까 '그건 맞지만 나는 정말 한 숟가락도 건들지 않았다. 안 먹은 찌갯값은 빼고 계산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자기는 안 먹은 게 명백한 사실이니 8000원까지는 계산을 못 하겠고 그게 이치에 맞는다며 4000원만 결제하라고 하더라. 너무 황당했다"라고 말했다.
손님과 대화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낀 A 씨는 "무전취식으로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손님은 "어떻게 무전취식이냐. 안 먹은 건 빼주는 게 당연한 거라고 계속 계산을 거부하다 112 번호를 누르려고 하니 그제야 김치찌갯값을 전부 계산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부 받기는 했지만 저는 손님의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 된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밥값을 계산하는 경우는 없지 않나. 계산법이 너무 황당하다"라고 덧붙였다.
<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