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쌔주 새로나왔어요

2024-12-18

 ▲시간 불평등

 노동에 매몰된 시간 속에서 돌봄, 우정, 정치적 참여와 숙의 등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에 맞서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주창해온 선구적인 정치경제학자 가이 스탠딩이 신작 ‘시간 불평등(창비·2만8,000원)’에서 모든 불평등 가운데 가장 최악은 시간 불평등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시간 불평등을 고착 및 심화시켜온 자본주의의 역사와 메커니즘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비판한다. 장시간 노동 국가, 과로 사회, 일중독 사회라는 꼬리표를 여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한국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호라이즌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들로 떠났던 여행하는 인간,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역작 ‘호라이즌(북하우스·3만5,000원)’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배리 로페즈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가 선보인 글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장소와 사유를 옹골차게 엮은 논픽션이다.

북극, 남극, 북태평양, 남태평양, 아프리카, 호주 등 여섯 지역을 갈무리해 하나의 교향곡처럼 아름답고 치밀하게 재구성해냈다. 저자가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보여주는 지구 곳곳의 풍경과 사람, 과거와 현재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동시대 가장 사랑받는 에세이스트로 자리매김한 레슬리 제이미슨의 신작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반비·1만8,000원)이 나왔다.

그는 한국에도 소개된 세 권의 전작을 통해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했다. 책 전체를 뒤덮고 있는 압도적인 감정은 모성의 양가적 기쁨이다.

제이미슨은 엄마이자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과 곤란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아이를 향한 지독한 사랑을 숨김없이 고백하고, 아이에게 주고 싶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에 담긴 허위를 직시하면서도 그것을 향한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바라본다.

 ▲이렇게 바삭한 카사바칩 

 이경의 장편소설 ‘이렇게 바삭한 카사바칩(문학동네·1만6,000원)’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이십대 여성 ‘에스’, 그리고 한국을 떠나 고향 아프리카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사이족 예술단원 ‘레무’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개성 넘치는 소재를 택하는 안목, 속도감 있는 단문, 뛰어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가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소설로, 성별도 국적도 성격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삶에 들어오게 되면서 빚어내는 활력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문학 속의 풍경들

 혼란스러운 시국 속 지친 마음에 위로를, 어지러운 마음에 순수한 추억을 되살려줄 한 권의 책이 나왔다.

‘문학 속의 풍경들(로즈윙클프레스·2만8,000원)’은 어른이 된 지금에도 인생에 큰 의미를 던져주는 불변의 고전 문학 25편, 그 상상 속의 풍경이 눈 앞에 그려지는 신비한 책이다.

스페인의 유명 작가 누리아 솔소나의 섬세하고 독특한 터치로 그려낸 이야기들은 명작들을 마주하는 감동과 함께 소설 속의 한 문장과 작품의 무대가 된 장소로 시공간을 초월해 안내한다.

작품의 탄생 배경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함께 실려 있어 흥미롭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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