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특별시와 흑묘백묘론

2025-03-19

만일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집에서 쥐를 잡아오라고 시키는 교사가 있다면 목이 열개라도 견녀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불과 반세기전 대한민국 전역은 국가차원의 쥐잡기 열풍이 불었다. 때는 1970년 1월26일 제1차 쥐잡기작전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오후 6시 집집마다 일제히 쥐약을 놓고 1인당 5마리씩 잡는 동시다발적 행사를 치렀다. 학생들은 쥐 꼬리를 잘라 학교에서 확인을 받아야만 했다.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법한 이야기 같지만 대한민국에서 70년대에 실제 있었던 일이다. 사람들이 배를 굶주리던 당시 곡물 총생산량의 8%에 이르는 물량을 쥐들이 먹어 치우는 가운데 나온 정책이었다. 대한민국에 쥐잡기가 있었다면 중국에서는 참새잡기가 성행했다. 때는 1958년,  중국 쓰촨성 일대를 시찰하던 마오쩌둥은 참새들이 수확을 앞둔 벼를 쪼아먹는 광경을 목격했다. 살아있는 신처럼 권위를 가진 마오쩌둥의 지시 한마디 “저 새는 해로운 새다. 없애라”. 이후 참새는 쥐, 파리, 모기와 같은 유해 동물로 지정됐고, 베이징에는 소위 ‘참새 섬멸 총지휘부’가 구성됐다. 중국 전역에서 참새 잡기운동이 펼쳐졌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재앙이 곧 중국전역을 덮쳤다. 참새가 잡아먹던 해충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최악의 흉년이 들었다. 1960년까지 3년간 중국에서는 최소한 2000만 명이 식량부족으로 굶어 죽었다고 한다. 무서운 일이다. 이후 중국은 홍위병으로 대표되는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끝없는 추락을 하게 되는데 1976년 마오 전 주석의 사망을 계기로 전혀 다른 사회로 변모한다.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실권을 잡고 실용주의와 개혁개방 노선을 추진한 것이다. 이 당시 나온 슬로건이 이른바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아니던가. 구 소련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글라스노스트 선언 보다 10년이나 앞선 조치다. 오늘날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빅2에 자리매김한 단 하나의 이유를 든다면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흑묘백묘론이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다. 요즘 전북의 핵심 사안인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이 발표 일보직전에서 무기 연기되면서 사실상 무산된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군산,김제, 부안 등 기존 시군을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별도의 새만금특별시를 구성해 공동의 사무를 처리하고 개발에 가속도를 붙이자는 방안에 이의가 없을듯한데,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면 시군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린다. 동서도로나, 수변도시의 관할권이 아닌 새만금신항이 핵심이다. 군산시는 1포트를 통해 새만금신항을 군산의 영향권에 두려고 하는 반면, 김제시는 2포트 전략으로 별도의 무역항을 만들자는 거다. 쉽게 말해 새만금신항은 군산항과는 별개라는 거다. 이제 새만금특별시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김관영 지사의 조정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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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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